문충초 학생·학부모, `사교육 없는 학교` 실천 교사 전근 만류

포항의 한 시골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전근을 앞둔 교사 붙잡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은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충초등학교(교장 김영덕) 조재관<사진> 교사.

지난 2005년부터 5년째 이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 교사는 내년 2월이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야한다.

학기가 바뀌는 이맘때면 교사 전근은 흔한 일이지만 조 교사의 전근은 조금 특별하다.

지난 5년 동안 조 교사가 발휘한 열정적이고 독창적인 수업 방식이 학생과 학부모, 동료 교사를 매료시켜 그의 전근을 만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교육 없는 학교`실현을 위해 그가 부임 직후부터 시행한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이 눈에 띈다.

미해병대와 협의해 아이들이 원어민 영어강좌를 수강할 수 있도록 했고 리코더부를 창단해 4년 연속 화랑문화제에서 수상을 비롯해 제7회 포항학생음악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 2077년부터는 과학 동아리 `문충 에디슨`을 운영해 과학전람회와 과학발명품대회 등 20여 개의 전국 단위 대회에서 금, 은, 동 등 주요상을 휩쓸었고 과학교육 실적심사 우수학교 3회 선정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역의 교육 질 향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경북도 과학과 실험연수 교재(2008) 및 심화연수 교재(2009), 초등 창의성교육 지도 자료(2009) 개발에 집필진으로 활동했으며 경북도와 포항 과학과 실험연수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처럼 정규 수업 외 시간에도 학교 발전에 몸을 불사하지 않아 어느 날에는 극심한 복통에도 참고 수업을 하다 급기야 복막염으로 번져 병원 신세를 지기까지 했다.

이 같은 헌신으로 학생·학부모들은 현재 조 교사가 계속해서 학교에 남아주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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