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마지막 작품 `그라알 이야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버금가는 `성배 탐색 이야기`의 효시
`그라알 이야기`는 바로 이런 아더 왕 이야기의 기폭제가 된 작품이다. `그라알(Graal)`은 작품 속에서 “휘황한 불빛보다 더 찬란한 광휘를 발하는 신비한 그릇”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식사 때 쓰이는 상당히 큰 그릇을 가리킨다. 우리말로는 흔히 `성배(聖杯)`라고 번역된다. 그러나 실상 성배는 이 작품이 나온 이후 그라알에 그리스도교적 의미가 부여된 말로서 썩 적절한 역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책의 제목도 `성배 이야기`가 아니라 `그라알 이야기`라고 옮긴 것이다. `그라알 이야기` 이후 수많은 그라알 소설들이 나왔고, 아더 왕 이야기는 그라알을 중심으로 재편성돼 성사에 버금가는 역사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번역을 맡은 최애리는 중세 유럽 문학을 전공했으며, 국내 최고의 `서양 중세 전문 번역가`로 꼽힌다. 치밀하고 철저한 번역이 돋보이는데, 특히 방대한 역주가 이를 말해 준다. 역자는 여러 판본과 대조하면서 차이가 나는 부분은 일일이 밝혀 두었고, 서양 중세 고유의 개념 등에 대해서도 고심을 거듭했다. 또한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해설을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을유문화사 刊, 280페이지,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