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티쉼터를 다녀와서
예티쉼터를 다녀와서
  • 슈퍼관리자
  • 등록일 2009.12.01 21:20
  • 게재일 2009.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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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표 영일고 2
`나` 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살아가면서 내가 느꼈던 `소외감`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분들에 대한 `고마움`등이 뒤섞여서 내가 누군가에게 조그만 것이라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가슴 깊이 새기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점점 무뎌져 갔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러던 나에게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지어줄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우리 영일고에서는 교장선생님의 교육방침에 따라 여러 곳에서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나도 봉사활동에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바로 오늘, 예티 쉼터에 가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강당에서 주의사항과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얘기를 듣는데 뒤로 갈수록 어려운 임무를 부여받는 것 같아서 제일 뒤에 있던 우리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포함한 6인조는 뱀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한 망을 해체하는 일을 임무로 부여받았는데 그게 우려했던 것과 같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삽으로 땅을 파고 낫으로 그물을 잘라서 깊숙이 박힌 나무들을 뽑아내어야 했다. 그물을 걷어내고 흙을 털어 버린 후 그물이 있던 자리에 배수로를 만들기 위해 또 다시 삽질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바닥에는 이리저리 개똥들이 많았는데 윤석이가 실수로 개똥을 밟았을 때 우리는 웃으면서도 우리도 밟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찜찜하기도 했다.

또 담임선생님께서 우리들과 같은 일을 하셨는데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노련함은 우리가 감탄할만하였다.

나와 영우, 그리고 선생님은 임무를 마치고 빨래를 하고 있는 여학생들을 도우러 갔다.

그전에 했던 일로 허리랑 팔이 아팠는데 이번엔 발로 빨래를 밟는 일이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다리가 저려왔는데 그 일을 오랫동안 했던 친구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가 됨과 동시에 대단하다고 느꼈다.

일을 하던 도중에 어떤 장애우 한 분이 나를 끌고 가서 뽀뽀와 애교 섞인 구타 세례를 하였다.

다음날이 내 생일이었는데 기념이라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당하고 있었다.

빨래를 도와주고 난 뒤에는 빨래 개는 걸 도와주었는데 내가 하는 것이 서툴러서 친구들에게 핀잔도 좀 들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정리하고 나가려는데 아까 그 장애우분이 작별한다고 내 얼굴을 붙잡고 뽀뽀를 하려고 했으나 너무 놀래서 뿌리치고 말았다.

비록 하루 동안의 봉사활동이었지만, 그 하루 동안의 활동을 통해 그동안 가슴깊이 새겨만 두었던 내 인생의 방향을 재정립할 수 있었다. `그래! 이거야..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사는 삶,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렇게 번쩍! 하는 깨달음과 함께 내 인생의 목표를 결정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나에겐 남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어떠한 일이 남아 있을까?

이것을 알고 앞으로 해나가는 것이 지금 나에게 주어진 하나의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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