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제일교회 카페테리아를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이용선기자
29일 오후 1시 포항 제일교회 카페테리아 종려나무 홀.

90평 규모의 실내에는 앉을 자리가 거의 없다. 인근의 용흥동 우방타운 등에서 찾은 주부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정장차림을 한 노신사들도 서너 테이블을 차지했다.

예배를 보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면 늘 반복되는 모습이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중앙교회와 기쁨의 교회 카페테리아도 마찬가지. 이날 오후 내내 손님들로 꽉 찼다.

포항지역 교회 카페테리아가 지역민들로부터 인기다. 교회 신자들의 친목도모 공간으로 만들어진 카페테리아에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이 몰리고 있는 것.

교회 카페테리아의 인기 비결은 아주 단순하다. 우선 주차장이 넓어 주차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고, 미술작품 전시회 등 환경 또한 쾌적하고 산뜻하며 식음료 재료와 맛은 유명 호텔 수준이지만 가격이 시내업소들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이다. 교회 여신도 자원봉사자들이 펼치는 서비스 질 또한 최상급.

이런 장점들로 인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 요즘은 오후 시간대에는 주부들이 삼삼오오 찾는 바람에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는 마니아 층들도 적지 않다.

특히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자모회 모임 등은 교회 카페테리아가 아예 고정장소가 됐다. 때문에 경기침체에도 교회 카페테리아는 매출이 해마다 30% 씩 늘고 있다.

세일즈 일을 하고 있다는 김미숙(46)씨는 “음료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손님과 대화 할 때는 조용한 분위기여서 좋다”면서 “특히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미안하지 않다는 것이 교회 카페테리아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교회 측도 주민 관심에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중앙교회는 지역민들의 호응을 고려해 지난 19일 카페테리아 엘림홀을 새롭게 단장했고, 예사랑 봉사팀 45명이 8년째 예사랑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기쁨의 교회는 1천300평의 넓은 주차장을 확보, 무료 이용토록 하고 있다.

제일교회 종려나무 홀 운영을 맡고 있는 박미자(56·포항시 남구 대잠동)씨는 “친절하고 정성이 가득한 공간이라고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것 같다”면서 “교회가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아늑한 공간이란 걸 지역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쁨의 교회 봉사팀장 윤정자(61·포항시 남구 대도동)씨도 “하루 평균 60~70명이 찾아 시간가는 줄 모른다”면서 “시민들이 몰리는 오후 한나절은 정말 즐겁고 스스로 행복하다”고 웃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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