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경기불황과 영화산업의 침체 등으로 멀티플렉스 대형 영화관이 잇따라 경매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특히 경매에 나온 영화관들은 수차례 유찰 끝에 감정평가액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로 낙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에서도 극장 경매 잇따라

26일 부동산경매업체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19개의 멀티플렉스 대형 영화관이 경매시장에 등장했지만 이중 단 5건만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6개 극장이 경매에 나온 가운데 대구의 2개 극장만 낙찰된 상태다. 하지만 낙찰 성적은 매우 저조하다.

대구 북구 동천동에 위치한 `씨너스 칠곡`은 4번의 유찰 끝에 감정가 87억원의 17.4%인 15억1천221만원에 낙찰됐으며, 중구 남일동에 위치한 `프리머스 대구 아카데미`는 284억9천여만원에 나와 2번 유찰돼 160억원에 매각됐다.

경북지역에서는 구미의 영화관 3곳과 경산의 영화관 1곳이 경매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구미에는 감정가 120억원의 `프리머스 구미점`과 94억원의 `롯데시네마 구미, 65억원의 `롯데시네마 공단구미`의 경매가 진행 중이지만 주인을 찾은 극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유찰 거듭되고 있는 극장 경매

전국 19개 멀티플렉스 극장 중 서울에 위치한 `씨너스 강남`과 `문래CGV`,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프리머스 안산`을 제외한 나머지 16곳은 전부 지방 극장이다.

지역에서 가장 많은 영화관이 경매로 나온 곳은 전라북도 광주지역. 현재 4개의 극장이 동시에 경매되고 있다. 광주 북구에 있는 감정가 516억의 `하미시네마`는 지난 6월부터 경매됐으나 6회 유찰을 거듭한 지금까지 매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충남 공주시 `롯데시네마 공주`, 춘천 `CGV춘천`, 전주 `씨너스 전주`, 제주시 `씨너스 제주` 등도 현재 경매가 진행중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매에 나온 영화관 상당수가 쇼핑몰이나 대형 상가 건물에 입점한 영화관이었지만 상가의 입지와 상권이 떨어지면서 극장영업까지 타격을 받은 경우였다”면서 “하지만 영화관은 금액이 매우 커 매수자가 제한적인데다 기존 시설 철거비용 등이 일반적인 사무실보다 많이 들기 때문에 헐값에 낙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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