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 스님 보경사 주지
마약,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어를 뉴스에서 듣거나 영화의 소재정도로 생각한다.

얼마전 방송에서 마약중독의 폐해를 다룬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상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중독성, 환각상태에서 저지르른 범죄, 또 그리고 마약의 올가미에 걸려든 사람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자신에게 맞는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돈이 절대적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 버는 것에 모든 정열을 쏟는다. 건강이 첫째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건강에 집중한다.

가족이 행복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 삶은 우선순위를 가족에 둔다.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수행의 길을 열어준다. 행복을 향한 목적을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 삶의 본질은 행복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약을 탐닉하는 사람 또한 약의 힘을 빌어 만족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행복해 지고 싶은 것이다. 마약은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들이 가장 쉽게 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주 짧은 시간에 만족에 도달한다. 아무런 노력 없이 약을 신체에 주입하는 것으로 상황은 끝난다. 오랜 시간 노력할 필요도 없다.

계획을 세우거나 사람을 설득하기 위하여 고민할 이유도 없다. 인내하며 절제할 까닭이 없다. 쉽게 그것을 얻는다. 그러나 대가는 너무나 공포스럽다. 과정 없는 결과의 끝은 참혹하다.

외부에서 가공된 행복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그것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된다. 그것은 소진이다. 밖에서 만들어져 안에서 쓰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의 존재가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은 그것을 생산하는 생산처이고 창조적 자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만족을 생산하는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마약은 거짓된 만족의 꿈을 만든다. 그리고 그곳이 소비된 마음자리는 쓰레기장이 된다. 폐기물 처리장이 된 자리에서 행복과 만족의 나무는 자랄 수 없다.

마약 문제는 정부의 의지와 더불어 사회 구성원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서구의 방만한 문명이 가져온 소외와 고독을 치유하고 황폐한 정신을 회생시킬 방법을 밖이 아닌 안에서 찾아야 한다. 네가 아닌 나를 보아야 하며 물질 아닌 마음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시인이자 극작가이기도 한 캐나다 출신의 가수 레오나드 코헨은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술도 마약도 당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속에는 진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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