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환 산문집 `교단 40년, 내 영혼의 불꽃`...뿌리 刊

교장 퇴임 뒤 포항대학에서 외래강사를 하고 있는 조주환 시조시인이 그동안 쌓인 글들을 모아 산문집 `교단 40년, 내 영혼의 불꽃`(뿌리 간)를 펴냈다.

“시집을 여러 권 냈지만 산문집은 처음입니다. 나의 삶의 궤적의 일부분이기도 하며, 문학성이 결여된 것이 많습니다. ”

문학적 성취로 빛나는 시도 좋지만, 작가의 육성과 민얼굴이 그대로 스민 산문집도 좋다. 가슴 저미는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그의 산문집은 40여년 그의 인생과 영혼을 불태웠던 교직에서의 일들과 서정적인 이야기, 당대 현실을 곧바로 비추는 꼬장꼬장한 담론들도 있다.

“나는 나에게 맡겨진 일은 뼈에 닿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60년대는 박봉과 교직을 비하하는 세상 풍조 등 교육환경이 너무나 척박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어울리고 가르치는 일이 즐거웠다. 내가 근무했던 벽촌의 두 학교는 이미 폐교가 되었으나 나의 기억에 남는 한 그 학교와 제자들의 이름을 계속 불러줄 것이다.”

영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구교육대학을 졸업한 사연, 초등학교 교사 부임부터 중등교사 자격시험, 교감 승진, 교장에서 경상북도교육연수원장 등에 대한 추억들을 수필 형식으로 실었는데 현장의 목소리들이 특히 눈에 띈다.

초등학교 교사시절 “세상이 불공평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 많았던 그는 “`초등에서 올라왔다`등으로 학력에 대해 비하하는 말들에서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며 “무척 까다로웠던 방송통신대학 공부는 이를 깍물고 줄곧 장학생이었고 고려대 교육대학원에 합격, 열심히 공부한 것은 오기였다”고 회고했다.

또 시조시인으로 경북문인협회장을 지냈던 그는 중앙일보가 한국시조시인협회와 시조단을 왜곡 편파 보도한 것을 투쟁하며 성명서를 내놓았던 일, 세상이 투명하고 순수시대로의 회귀를 부르짖는 글들에서는 어찌보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어색하기는커녕 더욱 절실하게 들린다.

`고귀한 교육에의 집념` `가슴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새로운 미래에 도전` `세계로 향한 웅비` 등의 글에비춰진 그의 교육철학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 만큼이나 그의 산문도 한 줄 한 줄 밑줄을 긋고 싶은 글들로 가득하다. 인생 칠십 고개를 넘은 그의 진정성이 절절하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밑줄 친 문장 중 하나. “문제는 가난하다거나 부유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가난하며 어떻게 하여 부유한가가 문제다. 곧 가난과 부의 윤리성 정당성이 문제인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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