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한국인 최초 상금왕

“TV에서 다른 선수들이 우승 선수에게 맥주를 퍼붓는 장면을 보고 나도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20·나이키골프)가 멕시코 땅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맥주 세례를 받으며 첫 우승의 기쁨에 흠뻑 취했다.

2003년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무려 6년만이었다.

위성미는 16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6천63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 그토록 바라던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폴라 크리머(미국·11언더파 277타)를 2위로 따돌리고 차지한 감격의 우승이었다.

또한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는 이번 대회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짓지는 못했지만 한국인 최초로 상금왕에 오르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위성미까지 위너스 클럽에 가입하며 올 시즌 한국 및 한국계 선수들은 12승을 합작해 2006년 11승을 거뒀던 시즌 최다승 기록을 뛰어넘는 `코리안 파워`를 과시했다.

1타차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위성미는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11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홀인 12번홀(파4)에서 티샷을 카트 도로로 날려 버린 위성미는 무벌타 드롭으로 구제를 받았지만 두번째 샷이 바로 앞 나무를 맞고 튀어나오는 위기를 맞았다.

이전에는 위기를 맞으면 속절없이 무너졌던 위성미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세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려 보기로 막은 위성미는 이후에는 타수를 잃지 않고 18번홀(파5) 티박스에 올라갔다.

위성미가 안정된 경기를 펼치는 사이 무너진 것은 오히려 경쟁자들이었다.

10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 위성미와 공동 선두에 올랐던 크리머는 이후 보기 2개에 버디 1개를 곁들이며 2위 그룹으로 내려 앉았고 커 또한 15번홀과 16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보기를 적어내며 주저 앉았다.

더욱 힘을 얻은 위성미는 1타차로 쫓기던 18번홀에서 벙커에서 친 세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탭인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위성미는 “기복이 심하기는 했지만 대단한 한해였다. 확실한 것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내가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라며 기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