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출구전략 시기, 각국 사정에 맡겨야”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 “내년 G20(주요 20개국) 의장국으로서 APEC과 G20 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열린 APEC 2차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함께 `지속성장`을 주요 의제로 `세계 경제위기 이후 경제 재편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개도국과 신흥경제국들의 경제개발에 따른 고충을 덜어주고 선진국과의 경제개발 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런 노력을 경주하는 과정에서 G20뿐 아니라 비(非)G20 국가인 많은 개도국과 신흥경제국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들 국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구전략 국제공조, 보호무역주의 저지 등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주요사항이 APEC을 통해 국제사회에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출구전략 적용 시기와 관련, “출구전략은 너무 서두를 경우 위험이 있어 원칙에 기초한 국제공조로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출구전략의 시기는 각국 사정에 맡겨야 한다. 그러나 조급한 출구전략에 따른 더블딥 리세션(double-dip recession)의 역사적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 마련돼야 한다”며 “국내적으로도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통해 성장의 혜택을 보다 폭넓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포용적 성장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 strategy)은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통해 경제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성장을 이루려는 전략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IMF(국제통화기금)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조속한 쿼터 조정과 세계은행(WB) 및 다자개발은행(MDB)의 지원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2011년 1월까지 완료하도록 돼 있는 IMF 쿼터 조정을 조기 완료하기 위해 실무그룹(WG)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자유무역 촉진과 관련, 이 대통령은 “자유무역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우리 정상들이 여러 번 합의한대로 내년중 DDA(도하개발어젠더) 협상을 종료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PEC 21개국 정상들은 이날 싱가포르 APEC 정상회의를 폐막하면서 `2009년 APEC 정상선언`과 `연결된 21세기 아·태지역을 위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에 대한 정상 특별성명`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APEC 정상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것으로 2박3일간의 싱가포르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밤늦게 귀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