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확산 차단을 위해 설치된 `대구시재난안전대책본부`가 졸속으로 구성돼 부실 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는 신종플루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자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 4일부터 `대구시재난안전책본부`를 구성하고 운영계획서를 각 구·군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 계획서 상의 신종플루 비상연락망에는 이미 지난 7월 인사로 자리가 바뀐 이재무 전 서구보건소장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버젓이 기재돼 대책본부의 졸속 구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서구보건소장은 이한식씨가 맡고 있다.

또 각 보건소장의 일반전화 연락처 난에도 각 보건소 전화번호가 아닌 구청 보건담당 전화번호를 기재, 행정 편의 구태를 드러냈다.

게다가 시 대책본부는 일선 구청에 설치하도록 한 종합상황실(실무반)의 인력 구성도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한 채 무리한 인력 운용을 요구, 일선 구청 관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 시 대책본부는 각 구·군에 상황총괄반 3명, 홍보기획반 2명, 현장관리반 2명, 야간상황 관리반 2명, 관계기관 협력단 3명 등으로 종합상황실을 만들어 평일은 밤 10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6시까지 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6급 담당 1명(반장)과 직원 1명(반원) 등 총 2명이 매일 현장관리반에 투입되는 기획예산실은 현재 행정사무감사 자료 수합과 예산안 제출, 정기회 질문 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점이어서 담당 공무원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상황총괄반을 맡고 있는 총무과와 홍보기획반을 담당하는 문화공보과 등도 마찬가지다.

모 구청 공무원은 “신종플루 대유행을 대비해 대책본부 운영은 해야겠지만 시가 일선 구청의 현실을 무시한 무리한 인력 운영을 요구해 업무 추진에 애로가 많다”면서 “이렇게 되면 대책본부의 부실 운영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서구보건소장 이름은 벌써 바꿨고, 각 구청 공무원들이 힘들더라도 업무에 협조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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