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술 주임신부 죽도성당
가톨릭교회는 11월을 `위령의 달`로 정하고 우리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우리의 희생을 통해 기워 갚고, 하늘 나라로 빨리 올라가도록 정성을 함께 모으는 달이다.

동시에 우리 각자의 죽음도 한번 깊이 묵상함으로써 후회없는 최선의 삶이 되도록 노력하고 언제, 어느대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부끄러움이 없는 우리의 삶을 하느님께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대구 성모당 안쪽 `성직자 묘지` 입구엔 `Hodie mihi! cras tibi!`란 라틴어 문구가 있다.

“`호디에 미히!`(오늘은 내차례), `끄라스 띠비!`(내일은 당신 차례)”

오늘은 내가 죽음을 맞이하여 이곳에 묻혔지만 내일은 당신이 묻힐 차례다. 이 세상 `가장 확실한 사건`은 인간 모두가 죽는다는 사실이다.

반면에 `가장 불확실한 사건`은 누가 언제 어떤 방법으로 죽음을 맞이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가장 확실하면서도 가장 불확실한 죽음은 우리 곁에 늘 함께 하면서도 우린 전혀 준비하지 않고 영원히 살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은 거룩한 일이며 천상 유산이라고 표현한다.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사과 나무를 심겠다며 현실 생활에 최선을 다할 수도 있고 설마 하는 생각으로 오늘 할 일을 미루며 게으르게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호스피스`병동의 대부분 사람이 아쉬워하고 후회하는 점이 3가지 있다.

그것은 첫번째 인내, 좀더 참으며 살것을 순간 내 감정대로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힘들게 했음을 가장 아쉬워 한다. 두번째 나눔, 내가 가진 것을 좀더 서로를 위해 나누고 베풀 것을, 내 욕심에 사로잡혀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하지 못했음을 후회한다.

그리고 세번째 사랑, 좀 더 사랑하고 살았으면, 늘 함께 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했을 가슴 아파하고 있다.

9·11 테러 때와 대구 2·18 지하철 참사 때 그들이 마지막 연기와 화마 속에서도 휴대폰으로 마지막 남긴 말은 “엄마! 아빠! 여보! 아들아! 딸아! 사랑해!”라는 마지막 말이었다.

붉은 단풍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을 남길 겨울!

우리의 인생도 한 해를 서서히 마무리 지으면서 마지막 남기고 싶은 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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