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북부초 `향솔제`

올해 열린 안강북부초등학교의 작품전시회 `향솔제`의 의의는 그 어느해 보다 뜻깊었다.

개교 60년 역사를 가진 이 시골마을 학교가 학생 수 부족으로 내년 3월 폐교 대상이 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칫 마지막 행사가 될 뻔한 어린이들의 잔치는 교사와 동창회가 똘똘 뭉친 결과 `학교 구하기`의 계기가 됐으며 `육통벌에서 미래의 피카소를 봤다`는 극찬이 나왔다.

경주시 안강읍에서 포항시 기계 방면으로 약 4km 떨어진 육통벌에 위치한 이 초등학교의 전교생은 30명으로 교사를 포함하더라도 40명의 초미니 시골학교다.

특히 지난 8월 전까지만 해도 북부초교는 전 교생이 25명뿐이어서 경주교육청의 폐교 대상이었다.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자 전 교직원과 동창회가 발벗고 나섰다.

이들은 한 마음으로 미니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인 월2회 토요 전일제 운영, 자유토론과 미술교육 등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담긴 전단지를 배포했다.

더욱이 동창회 측은 700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셔틀버스를 임대해 아동들의 등·하교를 돕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그 결과, 서울과 포항에서 5명의 학생이 전학오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아슬아슬하게 통·폐합의 위기를 넘긴 가운데 지난 6일 개최된 작품전시회인 향솔제는 큰 성황을 이뤘다.

서옥희 교사는 “향솔제를 열기까지 전교생이 작품제작실인 `마음밭실`에 모여 작품을 구상했다”면서 “특히 공동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제지간의 정도 더 깊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종현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