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대게, 오징어, 꽁치, 문어등 동해안지역 수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추석 이후 날씨가 좋지 않아 조업을 하지 못한데다 회유성 어종의 남해안 이동 등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와 어자원 고갈로 앞으로도 어획이 예상량을 밑돌 것이라는 우려 등이 겹쳐서다. 특히 일부 품목은 품귀현상마저 보이고 있고, 큰손들을 중심으로 사재기 바람마저 불 조짐이다.

`영덕대게` 上品 1마리 경매價 14만9천원

과메기 원료 꽁치가격도 한달새 30%올라

4일 오전 영덕 강구수협 위판장.

11월부터 금어기가 해제된 영덕대게의 상(上)품 경매가는 마리당(1.2kg 내외) 14만9천원까지 치솟았다. 중품도 9만원 선 전후. 영덕대게는 지난 3일 수협 위판장에서 열린 첫 경매에서도 상품이 13만원~14만원에 낙찰, 게를 구입키 위해 나왔던 전문식당 업소들이 혀를 내둘렀다. 이틀 동안의 거래가는 지난해 동기보다 마리당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앞으로도 당분간 오를 전망이다.

수협관계자들과 어민들은“풍랑경보로 조업을 제대로 못해 가격이 오른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어자원이 고갈돼 올해 경우 박달대게 등 소위 영덕대게 어획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올해는 영덕대게 맛보기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15만원에 낙찰된 영덕대게가 4일 전문식당 등에서 20~25만원 내외에서 판매되자 대게 위판을 기다린 일부 식도락가들이 3일과 4일 강구를 찾아왔다가 예상치 못한 값을 보고는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오징어와 문어도 구하기가 어렵다.

4일 포항수협에 따르면 10월 현재 오징어 어획량은 1천139t, 금액은 21억1천만원으로 지난해 1천491t, 19억5천200만원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로 인해 최근 오징어 가격은 kg당 2천여원으로 2주 전 kg당 1천여원보다 무려 2배 이상 올랐다. 문어도 마찬가지. 10월 현재 문어 어획량 역시 1천521t으로 지난해 1천710t 보다 200여t 줄어들면서 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다. 오징어의 경우 가격이 2배 이상 뛰면서 포항을 중심으로 냉동저장 사업을 하고 있는 모 업체가 지난해 저장해 둔 오징어로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안 수산물 가격 인상은 원양 수산물 가격에도 곧바로 연결되고 있다.

서민들이 즐겨 먹는 고등어가 추석 전 보다 20% 이상 올라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는가 하면 본격 출하를 앞두고 있는 과메기 원료인 꽁치도 최근 1개월 사이 30% 이상 폭등했다.

특히 과메기 경우 원료 값 상승으로 포항을 중심으로 한 생산자들이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고 있을 정도.

포항수협 관계자는 “최근 위판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수산물 대부분의 가격이 상승됐다”며 “현재 수산물값을 고공행진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어획량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산물 전문 거래상인들도 “문제는 연안이나 근해나 어자원이 고갈돼 잡을 고기가 없다는데 있다”면서 서민들에게 주된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인 수산물 가격 인상은 물가안정에도 큰 위해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상인·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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