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 민주당이 3곳, 한나라당이 2곳에서 승리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 고공행진과는 별개로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의 흐름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있다.

민주당이 수도권인 경기 수원 장안, 안산 상록을 2곳과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1곳에서 이겨 3대2로 한나라당을 패배시킨 것은 이명박 정부와 거대여당 견제 심리가 표출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나름대로 체면치레는 했다고 자위하는 분위기지만 어쨌든 민심이 한나라당의 `힘있는 지역 일꾼론`보다 민주당의 `정권 견제론`에 손을 들어줬다. 한나라당은 텃밭인 경남 양산에서도 근소한 표 차이로 이겼을 뿐 강원 강릉 1곳만 완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여당 완패` 징크스를 깼다는 이유로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민주당의 텃밭 호남지역을 제외한 재·보선에서 패배한 것은 국민들이 여권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으로 봐야한다.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모두 패했다는 것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수도권 지지층이 많이 이탈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여권은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도가 50%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 선거에 플러스 알파의 효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가졌지만 국민들은 냉정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거듭 곰씹어봐야 한다.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가 가장 패배의 직접 원인이란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정운찬 총리가 불을 붙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크게 불을 지펴놓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에 대해 제대로 대안도 내놓지 못한 채 어정쩡한 자세로 선거에 임한 여권을 충청권 출신 유권자가 곱게 봤을 리 만무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같은 상황에서는 가급적 신속하게 결단을 내려 국론 분열을 막아야 한다. 세종시 문제와 같은 국가 중대사에 대한 정책을 얼마전 힘겹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정운찬 총리에게 대안을 내놓게 하고, 비난의 화살을 대신 맞게 해선 안된다. 떳떳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하다. 지금이라도 이 대통령이 세종시 건설문제에 대해 수정할 생각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약속을 어기게 된 데 대해 사과하고, 대안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또 한 번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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