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4월 모내기 후 고른 일교차와 적기의 병충해 방제로 올 한해 성주군의 벼농사는 대풍을 이뤘지만, 추수기를 맞은 농부들의 마음은 흉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농민들은 쌀 재고물량 증가로 쌀값하락과 수매량 감소, 일손 부족으로 인건비 상승, 추수 후 농가부채 상환 등 각종 걱정거리로 풍작을 이룬 황금 들녘과는 달리 시름에 젖어 있다.

성주군 선남면에서 만난 주민 박모(57)씨는 “나락이 누렇게 익어 추수해야 하지만 이것저것 생각하면 맥이 빠져 추수할 의욕이 없다”며 “가뜩이나 부족한 농촌일손이 희망 근로사업으로 빠져나가 극심한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사정으로 벼 베기와 탈곡으로 한창 바빠야 할 일부 고령의 농가들은 일손 부족과 농기계를 다루지 못해 휴일 객지에 나간 자식들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성주군 인근인 칠곡군과 구미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칠곡군 석적읍에서 만난 농민 조모(65)씨는 “일손이 부족해 추수 시기를 놓칠 상황”이라며 “돈을 주고 일꾼을 부리고 싶어도 농사일을 하려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 대구에 있는 자식들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농촌 일손 부족을 가속화시킨데는 정부의 희망근로사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을마다 농사일을 돕던 인력들이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희망 근로사업에 투입되면서 수확기를 맞은 농가들은 극심한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올해 벼농사는 대체로 풍작을 이루고 있다. 우선 모내기 철 봄가뭄과 여름철 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했지만, 가뭄에 대비한 저수지물 공급과 장마 후 기온상승으로 지난해의 990㎡당 506㎏보다 다소 감소한 470~480㎏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보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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