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약자를 보호·대변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경북 안동 출신의 한나라당 권택기(서울 광진갑)의원은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사무처장을 지내다 2002년서울시장 선거 때 이명박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후, 대선기간 내내 이명박 대통령의 스케줄을 담당했다. 2008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광진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현재 정무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재)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권 의원을 만나 고향에 얽힌 추억과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 포부, 그리고 이루고 싶은 꿈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고향은 정신·물질적으로 든든한 백그라운드

상조법·카드 수수료 인하 등 민생경제에 촛점

금융소비자 보호업무 기관 만드는 것이 목표

권택기 의원은 안동시 남후면 출신으로 안동교대부속초등학교, 경덕중학교를 나와 안동고등학교를 거쳐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1990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현대해상화재보험에 입사, 샐러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랬던 그가 정치에 뜻을 두기 시작한 것은 1992년의 일이다. 그는 당시 현대해상의 대규모 파업을 경험하면서 노동현장의 중심에 정치가 자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를 정치권으로 이끈 것은 같은 안동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형제처럼 지내온 선배인 권영진 의원이었다. 당시 통일원에 근무하던 권영진 의원도 정치를 할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결국 94년 8월 정치권에 합류하기 시작해 한나라당 비선조직인 마포팀에서 일을 했다. 1997년 대선이 끝난 후인 1998년에는 권정달 전 의원의 입법보좌관으로 공식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2000년부터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던 중,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 이명박 캠프에 파견을 나가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게 됐다.

-어린시절의 자신을 돌이켜 본다면 어땠습니까.

▲고향은 안동시 남후면이고, 실제 태어난 곳은 외가가 있는 안동시 송천동입니다. 3남2녀 중 장남입니다. 어릴 때는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는 스타일인 데다 운동을 좋아해서 많이 했습니다. 초등학교때는 야구를 했고, 중학교때는 육상선수로 활약했죠. 안동시민체육대회때는 학교를 대표해 육상선수로 나가기도 했는데, 당시 최고기록으로 11초8의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고교때는 어떻게 지냈습니까.

▲안동고등학교는 제가 입학할 때 처음 평준화돼 설움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비평준화때 입학한 선배들과 비교해 선생님들로부터 구박을 많이 받았죠. 1학년때는 선생님들이 2, 3학년 선배에게 집중해 많이 돌봐주고, 3학년이 되니 다시 1학년부터 키운다면서 홀대(?)를 받았습니다. 어쨌든 평준화 1기로 고교를 졸업하는 바람에 중학교때 동기들이 모두 분산돼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 대신 안동시내 다른 학교에서 서울대를 많이 갔습니다. 지금 허용범 대변인이 그런 친구인데, 지난 총선에서 정치입문에 실패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사회초년병 시절에는 어떻게 지냈습니까.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곧바로 현대화재해상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4년을 지내다가 직장생활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정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는 정당생활은 하지 않았고, 선거캠프조직으로 바로 정치를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1997년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 지고 나서 1998년부터 권정달 의원 보좌관을 2년 했고, 1999년 미래연대를 창립하면서 사무처장을 지냈습니다. 이 대통령과는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때 미래연대가 서울시장 선거의 전체 중심을 맡아서 했고, 원희룡 의원이 홍보위원장을 맡았고, 제가 홍보부위원장으로서 조사분석 업무를 맡았던 게 인연이 됐습니다. 2004년 17대 총선이 끝나고 존스홉킨스 대학원 국제정치대학원에 객원 연구원으로 떠났다가 2006년 지방선거때 맹형규 수석을 도와 서울시장 경선준비를 도왔고, 그 이후 이명박 대통령 경선캠프인 안국포럼에서 일했습니다.

-지역구로 서울 광진구 갑을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지난 1990년에 막내동생이 대원외고에 입학해 동생과 광진구 중곡4동에서 동생과 자취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대학 졸업전입니다. 지금은 동생도 삼성전자 중국팀에 나가 있죠. 졸업후 결혼을 하면서 자양4동 아파트로 이사를 왔습니다. 벌써 8년정도 살았고, 정치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첫 출발한 곳이어서 여기서 출마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광진갑은 생활수준이 서울에서 꼴찌에서 2,3번째 될 것입니다. 한강을 낀 광진구는 중상이상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군자동은 전세가 싸고 반지하가 가장 많습니다. 빈익빈 부익부도 가장 심하죠. 그래서 양극화를 가장 잘 볼 수 있습니다. 광진구에는 8개 동이 있는 데, 중곡 1동~4동까지는 200세대 넘는 규모의 아파트가 단 한채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할 일이 많다는 생각도 이유가 됐죠.

-고향인 안동에서 출마할 생각은 없었습니까.

▲고향은 고향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선배인 권영진 의원에게도 고향가서 정치는 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진짜 우리는 다른 데서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권 의원의 경우도 대구서 출마할 생각을 했으나, 편한 정치는 할 수 있어도 큰 정치는 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서울서 출마했습니다. 고향은 정신적·물질적으로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됩니다. 고향은 고향일 때가 좋지 삶의 현실이 되면 달라지게 될 것 같아서 (고향) 밖에 있으면서 아군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고향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선거기간에 거의 하루에 버스 한대씩 올라오서 응원을 해 줬습니다. 안동시민들도 저희들의 선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 덕분에 당선이 된 것 같습니다.

-현재 정무위 소속 의원으로서 일하고 있는데, 중점을 둔 일이 있다면.

▲정무위에는 굵직한 기관들이 많습니다. 국정감사를 받을 장관만 5명이나 됩니다. 총리실장, 권익위원장, 공정위원장, 특임장관, 금융위원장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국민통합과 민생경제에 촛점을 둬 상조법 제정과 카드가맹점수수료 인하조치 등이 현안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상조법 통과시키면 되고, 프랜차이즈를 활성화돼야 하는 데,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와의 상대적 우월적 지위를 평등하게 해 보기 위해 법안수정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카드 현금서비스 수수료가 26~28%나 돼 너무 높은 데, 거품이 5% 정도 되는 것으로 판단돼 이것을 없애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현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회가 민주화·다원화되면서 계층간 집단간 갈등이 많은데, 이를 국가가 관리해주지 않으면 성장속도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천성산 터널도 갈등관리를 해 주지 않아 국고의 낭비가 심하게 된 경우입니다. 총리실에 그런 부서가 있다가 없어졌는 데, 갈등관리를 위한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고 봅니다. 총리실이 안되면 국가권익위에 고충처리위가 있는 데, 여기에 갈등관리부서를 만들어서 해도 될 것입니다.

-18대 국회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단기적으로는 어렵지만, 18대 국회에서 꼭 만들고 싶은 게 바로 금융소비자 보호원입니다. 금융상품이 너무 복잡해 이자율이 고정적인 정기예금이 없는 상태입니다.

연 5%서 마이너스까지 나와 있고, 키코 같은 경우도 문제입니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은행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부서가 있는 데, 제대로 되지 않고있다는 점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업무를 이원화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관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차기대권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사람보다는 보수정권이 한번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보수 정권이 2번 정도 해서 곳간에 곡식을 쌓아놓으면 진보진영이 들어와서 분배를 하는 식으로 순환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정권이 지속적으로 정권을 창조하면 필연적으로 부패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정권교체는 필요합니다.

다만 보수는 성장과 분배에 있어 성장에 무게 중심이 있으니, 진보에서는 분배중심으로 가는 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역사를 끌어가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나라당 차기주자는 사람중심으로 볼 것인 지, 의미중심으로 볼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인지 아직은 알수가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박 전 대표가 가장 앞선 것이 사실이지만 이회창 당시 총재가 앞서 있다가 진 것을 보면 꼭 유리한 것만도 아닙니다.

역동적인 변화속에 후보간 경쟁구도가 활력을 가지면 가질수록 후보가 바뀔 수 있으며, 그런 과정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보군이 더욱 다양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박 전 대표는 누가 뭐라해도 한나라당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권 의원이 꿈꾸는 정치인상이 있다면.

▲미래연대는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으로 출발했는데, 16대 국회때 미래연대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한나라당 보수들이 기득권세력으로서 안주해 있었다는 생각때문에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념적 폭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요. 보수가 기본적으로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는 것 처럼 비쳐져 있는 데, 따뜻한 보수로 서민과 중도실용을 통해 약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약자를 보듬고 가서 통합된 사회를 만들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며, 민주화 이후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서민들과 중산층을 두텁게 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무엇보다 큰 자리를 위한 정치를 하기보다는 약자들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란 평을 받으려 애쓰고 있고, 그게 목표입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