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룡서예가
미국의 저명한 진화 생물학자가 개도 옳고 그른 것을 알 수 있는 도덕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을 지난 4일 제기했다.

마크 베코프 미국 콜로라도대학 명예교수는 개들도 도덕적 지능을 갖고 있어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처럼 친구를 사귀고, 원한을 품고, 당황해하거나 심지어 웃기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동물의 심리상태와 행동을 연구해온 베코프 교수는 개와 야생 개과 동물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도덕적 선택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물거나 쫓아내는 조정 행동은 그들의 사회적 규범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도덕적 지능이란 동물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놀 때는 다른 동물들을 세게 물거나 공격하는 게 잘못된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도 양심의 판단에 따라 옳은 일과 그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동물들이 도덕성을 보이는 데는 그럴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면서 잘못 행동하다가는 야생에서 치르는 대가가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룹의 사회적 규범에 따르지 못하는 동물들은 통상 그 그룹을 떠나게 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죽을 가능성이 다른 동물들보다 4배나 높아진다고는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도덕적 지능은 대부분의 개과 동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모두들 이 연구에 공감하고 있다.

인간사회도 특히 최근에 들어 교육학자와 심리학자들은 사회에서 우등생이 되기 위해서는 지능(IQ)보다 일상생활이나 조직생활에 대처하고 개인의 사회적 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인 정서적 지능(EQ), 도덕적 지능(MQ), 사회적 지능(SQ) 등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곧 미래의 사회는 자녀의 학교 성적만으로 성공을 가늠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녀들이 사회에서 제 몫을 하며 잘 살기를 바란다면 당장 학교 성적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자녀가 사회우등생이 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콜스(Robert Coles) 교수는 어릴 때부터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 즉 확고한 윤리적 신념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올바르고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는 능력인 도덕적 지능을 키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급선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의 우리 사회는 공감능력, 부정부패에 저항하는 능력, 연민과 존경을 가지고 타인을 대하는 능력 등 명확한 도덕적 지능이 없으면 성공은커녕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까지도 존속조차 불가능하다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덕적 지능이 확고하게 확립되지 않으면 제아무리 일반적인 지능이 발달돼 있다 해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리더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전 세계적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모든 계층의 도덕 불감증은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내일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고 본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고 이타적인 성향은 작다. 하지만 가치는 희귀한 것이다. 이타적인 것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그것이 희귀하고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궁핍한 사회일수록 물질을 숭배한다. 얼마 있으면 수능시험일이 다가온다. 학교나 학부모 모두가 단편적인 입시교육에 편승하여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학교에서의 학업적 수행을 강조하느라 놓치고 있던 정서적, 도덕적 및 사회적 지능에 관심을 기울였는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때다. 동물들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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