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의 임기가 8개월 정도 남았다. 그동안 단체장에게 지역민은 지역발전을 위해 매번 선거로 인해 갈기갈기 찢겨진 민심과 정서를 봉합해 예천군 발전에 초석이 되어 주길 기대해왔다.

예천군은 지난 12년간 크고 작은 선거로 인해 지역국회의원과 단체장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가 하면 일부 반대편 주민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어 4분 5열로 민심이 극도로 황폐화된 상태다.

단체장은 이제 주민들을 포용할 때가 됐다. 12년간의 장기 재임으로 타성처럼 굳어져온 자만과 독선의 껍질을 확 벗어 버리고 좀 더 끈끈하게 주민과 밀착하면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임기 막바지에 있는 단체장은 예천의 미래를 위해 분열된 군민의 정서를 치유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치지 말고 방법을 구상하여 주민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사실 예천군수는 예천군의 백과사전이다.

토박이로서 예천군의회 의장을 거쳐 세 번째 자치단체장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도 크고 작은 예천군의 현황을 구석구석까지 훤하게 볼 수 있고 조정할 수 있는 관록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는 단체장으로서 조정 역할을 삼가고 조용히 후배들의 선의의 경쟁을 지켜보며 지역 원로로서 자리매김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때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짐승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옛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지난 임기에 빈번했던 일부 기관장 및 주민과의 알력과 반목, 그로 인한 행정 및 사업 추진상의 차질은 결과적으로 볼 때 단체장의 이해력과 설득력, 포용력 등의 흠 때문이랄 수도 있는 것이다.

최상이 아니면 차상을 감수하는 큰 그릇이 지금 그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인근 의성군의 경우 자치단체장은 임기를 남겨놓고 아예 주소지를 옮겨 선거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후문과 그로 인해 지역민들은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국회의원으로 선출했다는 뒷 이야기도 있다.

지금 군민들은 자치단체장이 좀 더 낮은 곳의 사람들과 밀착해 아래서부터 환영받는 군정을 펼쳐 살맛나는 예천군을 만들어 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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