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용 / 한주이진상기념사업회 이사
지금 국회의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말도 많고, 시끄럽기만 하고 국회의원의 대안과 정부의 대책이 시원하지 아니하다.

소리만 요란하고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피감기관 인사들이 역(驛)까지 마중 나간 사례가 있다니 한심하다.

국민들은 국정감사를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모든 정치와 행정이 소통이 부족한 탓이다. 소통이란 언로를 열어서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고 내 말 보다는 남의 말도 들어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대안이 나온다는 것이다.

조선 중기 명신이자 학자인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 선생은 율곡전서(栗谷全書)의 상소 중에서 “선비의 기상이 꺾이고 언로가 막히면 곧은 선비가 기미를 살펴보고는 멀리 숨어버릴 것이며 말만 잘하는 자들이 그 틈을 타 앞다투어 나올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율곡 선생은 예로부터 잘 다스려진 나라에서는 말을 바르게 해야 하고, 도가 행해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였다.

무도한 나라에서 바른말을 하였다가 자칫 화를 입을까 걱정하였기 때문이다.

바른말 때문에 화를 입을까 걱정을 해야 하는 나라는 이미 정도(正道)를 잃은 나라라고 주장했다.

`언로`란 신하(臣下)들이 임금께 말을 올릴 수 있는 길을 말하며, 헌법에 보장된 `알권리`(Right to Know)란 측면에서도 언로는 열어 놓아야 한다.

언로는 국민 개개인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현실에 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를 말하므로 정부, 정당, 위정자, 단체, 이익집단도 막을 수도 없는 천부적인 기본권이다. 즉, 인권(人權)이다.

우리 모두 언로를 열어 직언을 듣자.

그래야 건강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가 된다.

개인의 자기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언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길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하는 말은 의견이다.

의견을 들어줘야 하는 측에서 듣지 않거나, 들을 수 없다면 개진하는 이들은 말을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소음을 일으키는 존재로 이해한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 않은 언로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민 스스로가 자각을 해서 바른말을 전할 수 있는 언로를 열어야 한다.

우리 시민들을 위해서 그런 것이다.

특정 이해집단을 위해서가 아니다. 모든 시민을 위해서다.

많은 시민들이 지금의 언로는 막혀 있거나 열려 있다 해도 듣는 이들이 무시한다는 것이다.

막혀 있다면 그 언로를 뚫으면 될 일이지만 듣고도 무시한다면 이는 그 들어야 할 이들을 시민들의 힘으로 듣게 해야 한다.

누군가가 해줄 일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그 길을 가야 한다.

나를 위해서이고 이웃과 후손을 위해서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은 개개인이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대표자에게 위임도 하고, 신문이란 매체를 통해서 의사를 개진하는 것이다.

사설, 독자 의견 등이다.

미국의 국부라고 불리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은 “언론 없는 정부를 택하느니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언론관을 피력한 위대한 대통령이다. 언론의 사명과 중요성을 말한 위대한 표어라고 생각한다.

국정감사를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는 시민들 중 일부는 밤새워서 녹화방송을 보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피 감사기관장은 국민을 의식해서 솔직하게 비판받고,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지금 현실에서도 지식인들의 자유로운 사고가 막혀 어용 지식인이 판을 친다거나, 바른말이 행해지지 못하고 아첨하는 말만 세상에 떠돈다면 어긋나도 너무 많이 어긋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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