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목소리가 라디오 전파를 타고 국민들에게 다가간 지 1주년이 됐다.

지난해 10월13일 이른바 `MB표 노변담화(fireside chat)`로 화제를 모았던 제1차 라디오.인터넷연설이 방송된 지 벌써 한 해가 지난 것.

19일 오전 7시45분 방송 예정인 제26차 연설이 사실 1주년 연설이지만, 특별히 `기념 연설`로 기획하지는 않았다는 전언이다. 여러 아이디어가 제시됐지만 큰 의미를 두지 말고 평소와 다름없이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1년 전 이 대통령이 라디오연설을 시작한 배경은 두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당시 미국발(發) 금융 위기로 국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하던 상황에서 불필요한 심리적 악재를 잠재울 `소방수`로 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또 `쇠고기 파동` 등으로 국정 운영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러한 구상을 담은 라디오연설은 결과적으로 `성공작`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평가다. 외부에서도 이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보는 분위기다.

특히 정권 초기 이 대통령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던 국민들 가운데 적지않은 숫자가 이 대통령의 `진심`을 이해하게 돼 지지율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청와대는 분석하고 있다.

박선규 대변인은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은 한국적인 소통의 창을 만들고 있다”면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이 정책 중심인 반면 이 대통령은 정책 연설에 더해 솔직한 마음을 담은 감성적 연설의 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은 북한 핵 문제부터 가족의 사랑에 대한 얘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아냈다.

첫 연설은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거론하며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는 내용에 주력했다. 4차 연설은 청년 실업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메시지로 채워졌고 5차 연설에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며 어려운 때일수록 가족의 사랑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 순방 중에도 라디오연설을 빼놓지 않고 계속했으며, 방문했던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녹취해 연설에 삽입하는 형식 파괴도 시도했다. 18차 연설은 청와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접수한 제안과 질문에 답변하는 내용으로 채우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