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 두 번째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다.

27명에 이르는 대구와 경북의 국회의원들은 각자 상임위원회에서 `국감 깜짝스타`를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고위공직자의 쌀 직불금 문제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면, 2009년 국정감사는 별다른 이슈가 없는 상황.

물론 미디어관련 법에 대한 지난 국회 본회의에서의 처리과정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여야 간의 빅매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야당의 전략부재와 10월 28일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가 겹치면서 예상외로 김빠진 국감이라는 평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러다보니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소위 튀기 위한 깜짝쇼도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특히 여당 의원이 대다수인 대구와 경북에서는 `지난 10년 간의 야성은 살아 있는데, 여당이라는 점 때문에 국감이 국감같지가 않다`라는 한 지역 의원의 불멘소리처럼 도드라지기가 어려운 점이 없지는 않다.결국 지난주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은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감장 안에 전투경찰의 헬맷을 쓴 보좌관을 앞에 두고 농민들의 시위에 쓰이는 죽창을 들고 나와 시연을 보이기도 했다.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 역시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국감에 나섰다. 때문에 강 의원실을 방문한 사람들은 일단 코를 막아야 한다. 국감의 마지막에 쓰일 인분을 이용한 비료가 의원실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

강 의원실 관계자는 “이제는 코가 막혀 적응이 된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튀는 전략보다는 정도를 걷겠다`는 의원들도 있다.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정희수(경북 영천) 의원은 이틀에서 삼일에 한 번씩 국정감사 자료집을 펴낸다. 지금까지 마련된 정책보고서만 하더라도 어림잡아 5~7권.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속내다.

일찌감치 유력한 대선후보로 올라있는 박근혜(대구 달성) 전 한나라당 대표는 중진으로서는 국감 모범생으로 통한다.

“국회 본회의와 국감에는 빠짐없이 참석한다”는 본인의 소신처럼 이번 국감에서도 출석률 100%를 자랑하며, 보건복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에 여념이 없다.

반면, 각종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

대구와 경북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인 정수성(경북 경주) 의원은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와 재보선으로 입성한 초선이라는 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몇몇 의원들은 국감 이슈의 부재때문에 "국감에서 할 게 없다"는 푸념도 늘어놓는다.

기자와 만난 한 의원은 “어서 빨리 국감이 끝났으면 한다”며 “오히려 연말 예산안 심사로 넘어가야 숨이 트일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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