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신도 시샘하는 직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한국은행은 해외에서 유학목적으로 장기체류하는 직원들에게까지 급료 전액은 물론 아예 체류비나 기타 경비까지 지불하는 등 `신도 부러워`하는 단연 최고의 `신의 직장 중의 신의 직장`으로 꼽히고 있었으며, 2천억원에 이르는 인건비의 예산서는 단 한 장의 서류로 처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것.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배영식(대구 중·남구)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유급 해외유학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개월 이상(실제 1년 이상 체류자 기준 1개월 방학제외) 해외에서 연수(유학)를 명분으로 체류한 유급직원은 지난 2006년 28명, 2007년 19명, 2008년 20명, 2009년 5월 말 현재 14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실제 5~10개월 정도의 단기체류자를 포함하면 실제숫자는 이보다 2~3배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이들에게 해외연수명분으로 이 기간에 지급한 일반 경비(급료 제외)만도 5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1인당 평균 7천만원을 지급했으며, 대상 나라도 미국과 영국, 일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배영식 의원은 “솔직히 말이 연수이지 사실상의 유학”이라면서 “한은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전문가로 양성된 직원이 연수 뒤 다른 직장으로 이직한다면 결국 국고 낭비”라고 꼬집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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