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임직원들은 10월 `황제내경(黃帝內經)`이란 가장 오래 된 중국의 의학서를 읽고 있다.

이 책은 의학오경(醫學五經)의 하나로서 중국 신화의 인물인 황제와 그의 신하이며 천하의 명의인 기백(岐伯)과의 의술에 관한 토론을 기록한 것이다.

포스코 임직원들의 독서 열기가 뜨겁다.

이는 정준양 회장의 경영철학과 무관치 않다.

정 회장이 지난 4월 개설한 CEO 블로그를 통해 일주일에 한 차례씩 직원들과 독서모임을 갖는 등 `독서경영`으로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평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그는 직원들과 자연스러운 경영 철학을 교감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권씩 빼놓지 않고 추천도서를 선정하고 있다.

이렇게 쌓인 목록이 어느덧 12권. 책 면면을 보면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정 회장의 화두가 보인다.

혁신과 관련한 책도 여럿 눈에 띈다.`미에루카 경영전략`을 비롯해 `그림 읽는 CEO``노는 만큼 성공한다``리들(Riddle)`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포스코를 철강업계의 도요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정 회장의 의지답게`도요타 제품 개발의 비밀` 등 일본 기업 성공사례를 분석한 책도 추천했다.

이런 `독서경영`은 현장에서의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첫 테이프는 올 들어 엔지니어들의 독서토론회를 꾸준히 실시한 광양제철소 제선부가 끊었다. 정 회장이 권한 책을 통해 원가절감 기술을 잇달아 개발하는데 성공했던 것.

포스코는 이들 기술에 정 회장이 취임 초 강조한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는 뜻의 `궁즉통(窮卽通) 1, 2호`라는 이름을 붙여 축하했다.

정 회장은 40여명의 임직원에게 매주 한 권씩 책을 직접 선물하기도 한다.

포스코 출자사와 외주파트너사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포철산기는 최근 한국독서경영연구원의 다이애나 홍을 초청, 성공적인 독서경영 5단계에 대한 특강을 가졌으며, 이 연구원의 지속적인 독서코칭을 통해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매달 1권씩 책을 선정해 읽고 독서코칭을 거쳐 감상문을 작성, 회사 동아리 방에 등록하면, 관련부서와 연구원의 평가를 거쳐 최종 아이디어로 채택하게 되며, 채택된 아이디어는 현업에 적용하게 된다.

또 독서 골든 벨과 독서 챔피언 제도를 운영해 독서경영을 촉진시키며, 10월에는 직원가족을 대상으로 독서경영 특강을 가질 예정이다.

포철산기는 지금까지 부서장을 대상으로 `그레이트 피플``이기는 습관``하이 퍼포머` `엄마를 부탁해` 등 4권을 읽고,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감상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포스코 외주파트너사인 (주)한중도 강제호 사장이 매달 한권씩의 책을 읽고, 그 중 감명 깊었던 책을 전 임원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강 사장은 지난달 경우 `깨진 유리창`이란 책을 임직원들에게 건네줬다.

유리창이 깨져 있으면 보기도 싫고, 또 수리에 불편한 노력도 드니, 깨지기 전에 미리 소중히 여기자는 내용의 책이다.

특별히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한중의 임직원들은 강제호 사장이 선물한 책을 읽고 매주 월요일 각자 생각한 바와 감상을 나누는 독서토론 모임을 열어 각자 나름의 교양과 내공을 쌓아가고 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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