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고향을 다녀오고 난 후 귀향(歸鄕)의 민심을 위정자(爲政者)들은 듣고 보고 했을 것이다.

이제는 그 민심을 가슴 깊이 새겨 국민을 위한 좋은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정감사, 보궐선거, 4대 강 사업, 세종시 수정논란, 감세 및 민생정책, 노동현안 등으로 국회의원과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은 바쁘고 시달리는 괴로운 날들이 다가왔다.

조선 중기 큰 선비로 경상도 상주출신 식산(息山) 이만부(李萬敷, 1664~1732) 선생은 잡서변(雜書辨)에서 “태양은 저 높은 하늘에 있고, 조각구름은 그저 지나갈 뿐”(太陽中天 而片雲過之)이라고 말했다.

이 글은 옳지 않은 이단(異端)의 학설이 한때 유행하더라도 결코 진리를 손상시킬 수 없음을 태양 아래를 지나가는 구름에 비유하고 있다.

구름이 지나가면 일시적으로 태양이 가려지기는 하지만 구름은 그저 지나갈 뿐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구름이 지나가는 그 순간에 보이는 것은 구름뿐이지만, 구름은 태양을 손상시킬 수도 없으며 잠시 후면 흩어져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구름만을 좇지 말고, 그 뒤에 영원히 빛나는 태양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과 정부의 고위공직자는 국민이 모르겠지 하고 속이지 말고 속여 보아야 곧 탄로가 난다.

왜냐하면 정책이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정정당당하게 비판도 받고 개선도 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해 국민을 인간답고 풍요롭게 잘 살도록 해 주길 바란다.

정치(政治)란 국가권력을 획득·유지·조정·행사하는 과정 및 제도이며, 행정(行政)이란 것은 정부기능의 계획·조직·관리·조정·통제를 수행해야 하므로 국민을 위해 즉, 국민을 잘살게 하기 위해서 정치와 행정이 존재하는 것이다.

1800년대 미국의 북부는 공업이 발달했었고, 남부는 농업이 발달했었다.

농업을 주로 하는 남쪽 사람들은 일할 사람이 많이 필요했고, 그래서 노예가 꼭 필요한 존재였다.

노예들은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지나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자 차츰 노예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됐다.

북부지방의 사람들은 노예 제도에 반대를 했지만 일손이 많이 필요했던 남부 사람들은 노예제도를 지켜 내야만 했다.

그러던 중 노예 해방을 주장하는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북부와 남부는 서로 갈라져 전쟁을 시작했다.

이 남북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 갔다. 전쟁이 시작된 지 3년이 되었을 때 노예해방을 주장하는 북군은 게티즈버그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당시 뛰어난 웅변가이기도 한 링컨은 “우리는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고 유명한 연설을 했다.

이 연설은 국민을 위하는 정치야말로 민주주의라는 것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정치란 국민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대로 이루기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링컨의 이 연설은 지금까지 민주주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

위정자들은 늘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의 어려운 눈물을 내 눈물같이 생각하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

우리 헌법에도 제1조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지금 현실에 당장 눈에 보이는 구름만을 좇지 말 것이며, 그 후에 영원히 빛나는 태양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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