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아픔, 조기 치료가 중요”

최원석 과장 (제일마디병원 마취과)
국소마취·소염제, 통증 경로 일시적 차단

신경차단, 혈액순환 도와 자율신경 정상화

통증의학과란 말 그대로 통증을 치료하는 곳이다.

통증은 급성인 경우 경보기처럼 우리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이로운 역할을 하지만 만성이 되면 늘 몸과 마음이 고통을 받게 된다.

심하고 오래된 통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수면장애, 우울증까지 동반하게 되므로 조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치료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통증은 원인과 기전이 매우 다양하고 치료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통증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통증 의학이며, 이러한 학문을 토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이 통증의학과이다.

통증은 주관적이고 감각적이며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그 반응이나 태도가 다양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신체적, 정신적 요인이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치료에도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통증치료는 어느 단일 분과의 범주를 벗어나 각 과의 협동적 진료체제가 필요하며 물리치료 등의 보조요법도 필요하다.

통증의학과에서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잘 치료되지 않는 통증환자에 대해 여러 가지 약물요법과 함께 신경차단법을 활용해 만성통증, 암성(癌性)통증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통증관리 등 급성통증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신경차단술은 신경을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말초에서 생기는 통증 감각을 차단함으로써 통증에 의한 반응을 차단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신경이 분포돼 있는데 신경치료는 통증을 유발한 신경의 주위에 직접 국소마취제와 소염제를 주사해 통증의 전달 경로를 일시적으로 차단한다.

그러면 진통 작용과 혈행 개선이 일어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염증과 부종이 개선된다.

신경은 운동신경, 지각신경, 자율신경 등으로 나뉘는데 각 신경은 투여된 치료제의 농도에 반응하는 정도가 모두 달라서 치료제의 농도를 적절히 조절해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만 집중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신경차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우선 통증의 전달 경로를 차단해 심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어서 통증이 만들어내 악순환을 차단할 수 있다.

통증이 생긴 부위에는 척수반사로를 통해 원심성의 흥분이 일어나고 그에 따라 근육의 경련과 혈관의 수축이 일어나 허혈, 산소결핍, 대사이상이 발생한다.

혈액순환이 어려워 산소결핍이 생기고, 배출되지 않은 대사성 산물이 쌓이게 되면 통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생성돼 지각 신경을 자극하는 통증의 악순환이 형성된다.

거기에 질환이나 통증에 대한 불안, 염려, 공포는 더욱 교감신경을 자극해 악순환 형성을 촉진한다.

신경차단은 이 통증의 악순환 원인 부위를 차단하므로 통증자극을 차단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며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혈액순환을 도와 대사 물질을 제거하고 자율신경을 정상화시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즉 단순히 통증을 덜어주는 방법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장기적 또는 영구적으로 치료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신경차단은 대부분 통증을 일시적으로나마 줄이는 동시에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더불어 원인이 되는 부위에 소량의 용량만을 사용하므로 전신적인 부작용이 없이 최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치료법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