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내가 대신 이 곳에 들어가는 게 낫겠다고 가슴 치는 어머니, 저는 죄가 많아요. 어제를 지우는 일도, 오늘을 견디는 일도, 불안한 내일을 바라보는 일도 가족과 함께가 아니었다면 저는 할 수 없었을 거예요”

MBC 표준FM(95.9㎒) `여성시대`(매일 오전 9시10분~오전 11시)가 추석을 맞아 1일 `가족은 힘이 세다-청주여자교소도`를 방송한다.

교도소 공개 방송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이날 방송된 사연에는 재소자들의 지난 날에 대한 후회와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고 7년째 복역 중인 김모 씨는 벌써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이와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당시 갓 돌을 넘긴 아들은 엄마가 미국에 공부하러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이에게는 유치원에서 내준 `엄마 얼굴 그리기` 숙제를 까마득하게 만들어 버린 죄, 어머니에게는 세계지도를 꺼내며 엄마가 사는 곳을 짚어달라는 아이를 횡설수설 달래며 식은 땀을 흘리고 아이가 1t 트럭에 치여 위급했던 기막힌 순간에도 행여 잘못되면 딸 자식에게 고개를 어찌 들겠냐며 병원복도에서 몸부림치며 통곡하게 만든 죄. 그래도 접견와서 `애는 걱정 말라`시던 힘없고 겁많은 내 어머니. 저는 죄가 많아요”

복역한 지 13년된 조모 씨는 어엿한 대학생이 된 아들의 이름을 편지에서 불러봤다. “사랑하는 아들아. 가슴 속으로만 메아리치던 그리운 이름을 이제야 불러보는구나. 엄마란다. 엄마의 얼굴을 기억하겠니? 꿈속에서조차 훌짝 성장했을 너를 본 적 없으니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쳐도 널 놓치고 말 거야. 어미가 자식을 못알아본다면 이보다 큰 형벌이 또 어디에 있겠니. 아들아, 이 엄마를 용서해다오”

연출은 맡은 이은주 PD는 “가족이 다함께 모이는 추석이지만 규제 때문에 못 만나는 재소자들을 다뤄보고 싶었다. 프로그램이 `여성시대`인 만큼 여자 교도소를 선택했다“며 ”재소자들이 여성이라서 그런지 아이나 어머니와 관련된 가슴 찡한 사연이 많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