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현편집국/부국장
최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의 민노총 가입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다.

이는 공무원들이 정치활동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특히 향후 이들의 활동방향에 따라 국가가 한번이 될지, 두 번이 될지 대혼란 즉 행정대란(行政大亂)이 발생할 것은 기정사실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피해의 대상은 당연히 민원인인 우리 `국민`이 될 것인데, 이 피해를 과연 누가 보상할지,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지금쯤은 미리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공무원들에 대한 애정(愛情)

자영업자가 몰락하고 있다 현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지만, 실제 서민층 경제는 더욱 궁핍해 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 공무원들이 민노총과 상생(相生)을 한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그네들은 아는지 묻고 싶다. 공무원들의 영향력은 서민 경제와는 직결돼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성하다. 더욱이 관공서 주변 상가의 생사(生死)는 이들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의 경우 관공서가 도시 외곽으로 이전 계획을 세우면 인근 상가는 무조건 반대를 하는 등 그 `시달림`은 곳곳에 볼 수 있었다.

또한 우리네가 공무원이란 직업을 선호하는 것은 어느 직장보다 안정적이고, 신분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식 혼기를 앞둔 부모들이나,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이나, 모든 이들이 공무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는 것 또한 우리네 현실이다.

정부 비판은 국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영태 전공노 위원장은 “전공노를 현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정부를 향해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면 `정부 비판` 능력이 있는 민노총에 가입하는 게 맞다”며 민노총 가입 당위성을 언급했다. 그러면 국민이 낸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이들이 사사건건 정부와 충돌하는 노조단체와 행동을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국민들이 갈등을 원하고, 조장하는 것에 대해 찬동(贊同)과 지원(支援)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전공노가 민노총 가입에 앞서 국민들에게도 찬반 여부를 묻는 것이 마땅하지 않았나 한다.

전공노가 간과한 부분은 이렇다.

민노총은 노조이기 이전에 과격한 정치단체로 활동해 왔다는 사실이다.

물론 부당한 사업장에 있어 근로자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한 긍정적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국가 경제를 흔들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스위스 세계경제포럼이 최근 발표한 세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6단계나 하락한 19위로 나타났다. 이 평가 중 핵심사항은 노사협력(131위)을 비롯한 노동 부문이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5년 민노총 출범 이후 파업에 따른 국가 경제의 손실액은 수조원대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現代) 관련 노조다. 민노총 최대주주인 이 회사 노조가 연례적으로 한 파업의 영향은 전국 각지 소규모 사업장까지 미치는 등 폭발력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그런 현대자동차 노조가 최근 민노총 노선과 달리하는 `실용주의`로 돌아섰다는 것은 획기적인 부분이며, 전공노측이 어떻게 받아 드릴지 궁금하다.

이에 앞서 KT, 쌍용자동차 등 대형 사업장이 잇따라 민노총을 탈퇴하는 등 국내 노조가 강경일변도에서 실용으로 변화되는 자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는 데 대해 이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묻고 싶다.

공무원은 공복(公僕)이다

헌법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각종 법률을 통해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해주는 대신에 정치활동과 단체행동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공복의 자세는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안전이 중요한 사명이며, 소금과도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공노의 민노총 가입을 두고 성 어거스틴의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길에 버려져 밟힐 뿐이며, 공복이 봉사의 마음을 잃으면 백성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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