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근로상품권 땜에 상인들 숨통
매달 5억 5천여만원 유통… 재래시장 살리는 힘

24일 오후 대구 수성현대시장.

비교적 규모가 작은 시장이긴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장바구니는 그리 무겁게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지난해 보다 물가가 많이 오른 탓인 듯 했다.

추석 대목에 대한 질문에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추석 대목은 무슨… 명절 대목이란 말은 이미 옛말 이다. 여기 우리시장만 해도 입구에 대형슈퍼마켓이 두 곳이나 있는데 장사가 되겠냐”면서 “명절 앞이라 평소보다 조금 나을 뿐이다”며 한숨지었다.

시장을 찾은 주부들도 한숨 짓기는 마찬가지.

주부 서은경(36)씨는 “재래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많이 싸다고 해서 찾았는데 쇠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축산물을 제외하곤 그렇게 싸다는 생각은 안든다”면서 “지역경제를 생각하면 재래시장을 이용해야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안좋으니 발품을 팔아서라도 조금이라도 싼 곳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명절 대목은 없어졌지만 올해엔 그나마 희망근로상품권이 있어 시장 상인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상인 최모(49)씨는 “지난해 같은 경우엔 정말 장사가 안돼도 너무 안돼 죽을 맛이었는데 올해는 그나마 희망근로상품권 때문에 숨통이 트인다”면서 “지난달부터 상품권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상품권이 상인들 수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매달 희망근로자의 임금으로 나가는 상품권 액수는 5억4천700여만원.

또 공무원과 각급 단체회원들이 구입한 상품권 4천여만원에 이르고 있어 재래시장에 활기를 불어 놓고 있다.

희망근로상품권은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3개월이내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추석을 앞두고 재래시장에서 많이 유통이 되고 있는 것.

주부 한모(56)씨는 “희망근로 임금의 30% 정도를 상품권으로 받고 있는데 추석을 앞두고 재래시장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면서 “큰 시장이 아니라서 상품권 사용이 어려울거라 생각했는데 상인들이 아주 친절하게 받아줘 기분좋게 사용할 수 있었다”며 흐뭇해 했다.

수성현대시장 박수정(40)번영회장은 “비록 예전과 같은 명절 대목은 사라졌지만 공무원과 각급 단체에서 구입한 희망근로상품권으로 재래시장을 찾아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대형마트보단 가까운 재래시장을 찾아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김낙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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