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산상봉 앞둔 이동운씨
북한에 두고 온 딸 이젠 60代

오는 26일이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학수고대하는 이가 있다.

6·25 전쟁 당시 북한에 놔두고 온 딸 이경애(60)씨를 오는 26~28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만나게 되는 이동운(84·사진·대구 중구 동인동)씨가 그 주인공.

이씨는 1951년 1·4후퇴 때 2살이었던 딸과 부인을 놔두고 홀로 남으로 내려왔다. 당시 부인이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 함께 오지 못한 것이 영원한 이별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후 38선으로 남과 북이 갈리자 그는 남한에서 다시 결혼해 2남3녀를 뒀다.

새로이 가정을 꾸린 그였지만 북한에 놔두고 온 아내와 딸, 그리고 동생들(남동생 3, 여동생 2)을 마음 한켠에 늘 쓰리게 담아둬야 했던 그는 지난해 남쪽의 부인이 하늘나라로 떠나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 이번에 딸과 사위를 만나게 됐다.

하지만 북한의 부인과 동생들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에 못내 마음이 아픈 그다.

이씨는 “나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데 동생들과 북의 아내는 벌써 저세상 사람이라니 마음이 아프다”며 “그래도 58년 전 헤어진 딸을 다시 만난다니 꿈만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경북에서는 이씨 외에도 윤현수(80·경북 경주시 안강읍)씨가 이번 이산가족 상봉자로 선정됐다.

윤씨는 한국전쟁 1·4후퇴 때 북한에 할머니와 어머니, 누나와 남동생 2명을 놔두고 혼자 남으로 내려왔다. 그는 50년이 넘도록 북한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지내다 막내 남동생의 재수씨와 조카의 생존을 확인했다.

이밖에 이인호(88·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도 추석 이산가족 상봉 때 북의 가족을 만나게 됐으며, 고재현(74·대구 서구 내당동)씨는 11살 때 헤어진 친형 고재학(77)씨가 북에서 자신을 찾는 바람에 63년 만에 형제 상봉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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