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후보자 청문회, 초반부터 기싸움 `팽팽`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21일 인사청문회는 초반부터 정 후보자와 야당 청문위원들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본격적인 청문회에 앞서 연이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세금 탈루, 병역 기피 의혹 등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촉구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정 후보자는 줄곧 굳은 표정으로 간간이 마른 기침을 하며 긴장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자신의 말을 꼽씹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주당 김종률,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 등은 초반부터 정 후보자의 `세종시 수정 추진` 발언을 문제삼으며 “세종시 축소 음모”, “고향 출신이 악역의 총대를 맸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국가 전체로 봐서 비효율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발언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세종시에 관한 발언이 사전에 모의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총리 지명 후 밝혀온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또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정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재직시 인터넷 도서 판매 업체 `YES 24`의 고문을 겸직하면서 받은 고문료를 `불로소득`이라며 몰아붙이자 “1년의 수당을 열두번 나눠 준 것에 불과하다”며 반박했다.

정 후보자는 또 야당 의원들이 자신의 답변을 중간에 끊을 때는 “최 위원님”, “강 의원님”,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다”, “제 말씀을 좀 들어보십시요”라며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야당 의원들이 강도 높은 공세에 나선 반면 한나라당 의원 상당수는 정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희수 의원은 “정 후보자가 자기 관리를 잘해왔다는 평이 많다”며 “정 후보자가 사회 갈등을 위한 통합에 필요해 임명됐다”고, 나성린 의원은 “세종시 발언의 진의는 세종시를 올바르게 발전시킬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 정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으며 진수희, 정진석, 이병석, 공성진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도 다수 참석해 지켜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