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여파로 일반 독감 백신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접종시기가 너무 빨라도 좋지 않다며 이달 말이나 10월초가 적합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최근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일선 소아청소년과와 내과의원 등에는 예년보다 빨리 독감 예방 접종을 맞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신 품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보다 한달 가량 빠른 지난 8월말부터 독감 예방 접종을 시작한 대구 수성구의 한 내과 원장은 “독감의 유행 시기는 매년 11~1월로, 아직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질 시기가 아닌데도 찾는 이들이 많아 백신은 모두 동났으며 현재 예약을 받아 백신이 공급되는 대로 예방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계절 독감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은 백신 제조사들이 신종플루 백신 생산을 늘리는 대신 계절 독감 백신 생산량을 줄인데다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너나 없이 예방 접종에 나서면서 가수요가 붙었기 때문이다.

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계절 독감은 신종플루처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열성 호흡기 질환이다.

신종플루와는 항원 바이러스의 유형이 다를 뿐, 감염 경로와 증상(고열 기침 재채기 목아픔 두통 근육통 등)이 거의 비슷하다.

신종플루의 경우 약 38%에서 구토 또는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동반되는 게 계절 독감과 다른 점이다.

계절 독감 역시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독감 환자와의 접촉 차단과 예방 백신을 맞는 것.

특히 예방 접종을 통해 독감에 걸리지 않는 효과는 70~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계절 독감 백신이 신종플루를 동시에 예방해 주지 못한다.

따라서 독감 백신과 별개로 이르면 11월께 공급될 신종플루 백신을 따로 맞아야 한다.

김석범 보량MCM의원 원장은 “독감 백신은 접종 후 2주 안에 90%에서 항체가 생기고 접종 6개월 후 50% 정도 항체가 감소하는데, 특히 노인들은 백신에 대한 반응이 건강한 성인에 비해 떨어지고 항체 소실도 더 빠르다”면서 “너무 이른 독감 백신 투여는 적절치 않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8월말에 접종을 했을 경우 내년 3~5월에 유행하는 독감에는 면역력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 원장은 “아직 신종플루와 계절 독감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는 없는 만큼 너무 불안해 하지 말고 보건당국의 발표 추이를 지켜보면서 9월 말이나 10월 초부터 계절 독감 접종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면서 “50세 이상 연령층(65세 이상 노인은 반드시)과 만성 질환자(심장 및 신장질환, 천식, 만성폐질환, 당뇨병 등), 생후 6~23개월 어린이 등은 독감에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에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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