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치료병원에서 다른 질병으로 입원해 있던 환자가 잇따라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거점병원 치료 시스템이 적절한 대책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의 거점치료병원인 모 병원에서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만성신부전과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받아오던 A(61)씨가 지난 8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에서는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교통사고 후 후속치료 때문에 입원했던 B군(9)이 입원 후 발열 증상을 보여 지난 3일 신종플루로 확진받기도 했는데 B군은 A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비슷한 시기 이 병원에서는 30대 전공의와 다른 입원환자 1명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신종플루에 감염됐고, 간호실습생 1명도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가 이처럼 거점치료병원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되면서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의료진과 환자의 신종플루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해당 병원의 신종플루 환자들이 병원내에서 감염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 연관성은 높아 보이는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중증환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신종플루 환자를 진료하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대구의 한 거점치료병원의 의료진은 “거점치료병원은 중증환자들이 많이 있는 곳인데 여기서 신종플루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감염원에 중증 환자를 노출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거점치료병원에서 가건물을 설치해 전담 의료진을 두고 신종플루 진료를 하고는 있지만 이는 일반 환자나 가족들과 100%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당국은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만 착용해도 감염 경로 차단에 큰 문제가 없다”며 “격리 병동 설치 등의 조치가 아직 필요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병원 내 감염에 대한 병원 자체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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