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은 도로와 건축물, 조경 등으로 이뤄진다. 구도가 맞지 않으면 도심은 황폐해지고, 보기 흉하다. 적어도 개발이라는 주제로 앞만 보고 달릴 때까진 그런 모습이었고, 아쉽지만 그 흔적은 지금까지 곳곳에서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도시미관이라는 것도 최근 들어서의 화두고, 일부 손을 댄 곳도 여전히 틀에 박힌 개선 정도여서 아직은 미흡하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거는 기대는 그래서 더 크다.

도시는 누가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포항의 북부해수욕장과 동빈 내항이 대표적인 예다. 두 그림은 박승호 포항시장의 작품이다.

역대 수많은 포항시장들이 있었지만 내팽개쳐 두었던 것을 박 시장이 도시 디자인이라는`테라노바`시책을 도입하면서 구상, 손을 댔다. 특히 북부해수욕장은 불과 25억원의 예산으로 포항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꾸며 냈다. 시공 과정에서 해수욕장 도로변 주차장을 없애면서 논란도 없지 않았으나 지금은 이를 문제 삼는 이는 거의 없다.

외지인들은 깔끔하게 정비된 북부해수욕장 백사장과 테마거리, 바다 건너 포스코 야경 등을 보고 세계적 휴양지`나폴리`가 부럽지 않다고들 입을 모은다.

동빈 내항 복원공사는 더 큰 반향을 불러 오고 있다.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한 정도인데 벌써부터 이제야 제대로 된 포항 토속 색깔과 냄새가 난다는 등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업은 완공되면`철`이라는 무거운 감과 느낌을 줬던 포항을`물의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아무리 잘 지은 건물과 도로 및 경관도 주변공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공룡이 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그 점에서 두 사업은 주위 환경을 십분 활용, 포항을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고 있는 시범 케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포항이라는 도시는 세게 초일류 기업`포스코`가 있지만 그동안 색감만을 놓고 본다면 전체적으로 너무 어두웠다. 녹색 포항, 경북 제1의 도시를 유지하려면 도심을 더 아름답게 재단해야 한다.

동빈 내항에서 북부해수욕장 테마거리, 환호해맞이 공원으로 이어지는 정겨운 해안도 좀 더 활용하자. 형산강과 영일만 바다도 포항만의 자원 아닌가.

살가운 담화와 웃음소리가 넘치는 포항 만들기는 도시 디자인 창조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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