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하포항시의회 의원
울릉도에서 87.4㎞ 떨어진 독도는 동·서도 간의 거리는 151m 남짓하고 넓이는 동도 73,294㎡, 서도 88,740㎡ 총 89개의 부속도서 25,517㎡로서 한반도의 120만분의 1 정도의 면적을 가진 섬이다. 하지만 단순히 면적 상으로만 보면 한반도 전체의 조그마한 점 하나에 불과한 독도는 이 나라, 이 민족에게 던져주는 의미와 중요성은 한 점의 존재감과는 사뭇 다를 만큼 결코 만만치가 않다.

우리는 이미 신라 지증왕 13년 서기 512년에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로 독도를 신라에 병합시켰고, 1696년에는 안용복 장군이 일본으로부터 울릉도와 독도는 부동의 조선 땅 이라는 서계를 받았으며,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일본은 어부들이 울릉도로 건너가 어로 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이후 메이지 정부도 독도는 일본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이외 조선전도, 해좌전도, 팔도 총도, 동국대전도 등의 각종 사료에도 독도는 분명히 조선 땅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와 같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역사적 고증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독도 찬탈 욕심을 노골적으로 표방하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한술 더 떠 원천적 고유영토라고 우기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가소롭기 짝이 없는 주장을 펴는 일본에게 독도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숨겨진 음모나 속셈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

1904년 2월에 시작된 노·일 전쟁은 예상을 깨고 일본이 승리하고 있다. 일본은 전쟁승리의 결정적 계기가 되는 러시아 무적의 발틱 함대를 동해 바다에 수장시켜 버렸다.

`도고`제독이 동해로 도주하는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를 최후로 격침시킨 곳은 바로 독도 앞바다이며 그래서 독도는 바로 일본의 전승기념 성지처럼 되고 있다고 1905년 6월1일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하고 있다.

치밀하고 집요한 일본의 독도 홍보에 비해 우리는 제대로 된 번역본 문서 하나조차 없을 정도로 허술하기 짝이 없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일본의 눈치를 보며 1993년 YS 정부가 들어서고서야 독도 접안시설 공사를 시작하였으며, 2003년에 와서 독도 우편번호를 부여했고, 4년 전인 2005년에 이르러서 독도 입도 절차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우리 땅, 우리 국민이 사는 곳인데도 왜 이 같은 일들이 이제야 시행되었는지 생각하면 형언하기 어려운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한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EEZ(배타적 경제수역)협상 결과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의 독도영유권 침탈 기도에 쐐기를 박기 위해서 EEZ 경계선을 독도와 일본 오키섬의 중간선으로 변경하여 일본 쪽으로 더욱 나아가고자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한 결말로 협상이 이루어졌다. 일본의 주장대로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기존 입장 아래 울릉도와 오키섬을 기점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EEZ 경계확정 문제가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독도가 아닌 울릉도 기점으로 내세워 황금어장 대부분을 잃어버리는 충격적인 결론이 난 것이다.

일찍이 바다를 통해 해상무역항로를 개척하여 좁디좁은 한반도를 벗어나 바다로 세계로 진출했던 해양 전략가 장보고는 지하에서 독도를 포기한 EEZ협상을 보면서 어떤 심경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극심한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해양으로 나아가 바다를 정복한 민족이나 국가는 항상 세계사의 중심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한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패퇴시키고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 건설의 기반을 마련했던 영국의 약진이 그 단적인 예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독도는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가히 대한민국의 출발점이라 할 만하고 우리가 보존하고 지키지 않으면 안 될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오늘도 독도의 정상에는 등대 불빛이 망망대해의 뱃길을 밝히고 있다. 독도 주변에서 조업어선의 안전을 위해 46㎞ 먼 곳까지 10초마다 한 번씩 깜박이며 불빛을 전하는 독도 등대는 수많은 배들에게 희망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만경창파에 홀로 서 있는 독도야말로 모든 국민들에게 찬란한 불빛을 비추어 주는 대한민국의 가장 믿음직한 등대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자손만대까지 물려줄 위대한 섬 우리의 독도를 보존하는데 모두가 더 큰 관심을 가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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