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초자연적인 힘이다. 기적은 상식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이다. 사람들은 신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기이하고 특별한 일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성경에는 기적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하나님은 천지 만물을 말씀의 능력으로 창조했다. 모세는 홍해를 육지같이 건넜다. 뿐만 아니라 38년 된 병자가 고침 받고, 물 위를 걷고 죽은 나사로가 살아난 이야기는 언제 봐도 흥미진진하다.

기적은 종교적으로 신비한 경험이나 개인적으로 신령한 체험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적은 복잡하지 않다. 오히려 기적은 단순하다.

기적은 지극히 일상적이다. 아침에 출근했다가 아무 사고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기적이다. 걷고, 보고, 앉고, 웃고, 먹는 것, 자는 것, 일하는 것, 모두가 기적이다.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고 아직 숨이 멎지 않고 호흡할 수 있는 것도 기적이다.

이렇게 기적은 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데 있다. 인간은 매일 기적을 경험한다. 이것을 깨닫기까지 우리는 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마음의 눈을 열어보면 감사가 보인다. 감사는 기적을 여는 통로다. 마음의 귀를 기울여 보면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이 모든 것이 오늘도 여전히 우리 안에 은총으로 다가온다. 순간 보이지 않던 기적이 들리지 않던 기적이 우리의 일상에서 감사하는 사람에게 파도처럼 고동친다.

우리는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 우리 앞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본다. 그러나 절대자에게 우리의 몸을 맡기고 우리의 문제를 맡기면 슬픔도 두려움도 사라진다. 일상에서 기적을 만들어 내는 기계는 긍정과 감사와 사랑이다.

오늘 또 하루를 주신 것은 사랑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일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나아가 어떤 일을 만나도 감사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기적의 주인공들이 될 수 있다. 오늘 살아 있다는 것,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평범하지 않는 기적의 순간이다.

안젤름 그륀의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중에서 `행복이란 항상 선물이며, 언제나 기적이다.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기적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기적은 단지 일어날 뿐이다. 그리고 기적은 항상 하늘에서 내려온다. 언제나 예기치 않은 순간 우리에게 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기적이 우리를 비켜가지 않도록 손을 뻗어 잡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조용히 눈을 감고 긍정과 감사와 사랑을 생각하면 수많은 기적들이 하늘에서 쏟아진다. 기적은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과 같다. 비는 시시때때로 하늘에서 내리지만, 그릇에 담지 않으면 모두 밖으로 흘러가 버리고 만다. 그릇을 준비해야 빗물을 받을 수 있고, 그것도 깨끗한 그릇이어야만 그에 담기는 빗물도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다. 오늘도 기적은 마른 가뭄에 단비처럼 내린다. 문제는 빗물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있어야 한다.

안토니오라는 수도사가 수도원에 들어가서 오랜 세월 수도했다. 이제는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수도원을 졸업한다고 생각하고 구두부터 수선하려고 수선공에게 갔다. 구두 수선을 하는 동안에 노인에게 물었다. “식구는 몇 명입니까?” “아내와 아이들 모두 10명입니다” “그러면 구두를 수선하여 열 식구가 굶지는 않습니까?”

구두 수선공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하였다.“저는 다만 사람들의 신발이 오랫동안 편안하고 해지지 않도록 수선할 뿐입니다. 이것에만 최선을 다하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책임져 주시겠지요.”

이 수선공의 말을 들은 안토니오는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는 아직까지 수도가 덜 되었음을 알고 다시 수도원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렇다. 도를 닦거나 수도하는 것은 어떤 신비한 환상을 보는 것도 종교적으로 기적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감사를 찾아내고 지극히 사소한 것에서 진리를 찾으며 그 진리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 것 같다. 시간만 흐르면 수도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도가 끝나야 끝나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물 위를 걷거나 허공을 걸으면 기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말 기적은 물이나 공기를 밟고 걷는 것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일이다. 기도가 전부인 사람에게 일상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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