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종 플루 백신과 치료제 확보가 늦어지면서 국민들 사이에 정부의 위기관리대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군 신종플루 감염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7일 인천공항에서 검역보조활동을 하던 장병 3명이 신종인플루엔자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군의 신종플루 감염 환자가 두 달여 만에 801명(9월9일 16시 현재)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민간인의 신종플루 감염환자 확산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이어서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에 신종플루가 퍼지고 있는데도 전염병 방역활동에 투입되고 있는 군인들에게조차 제대로 예방 백신접종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현재 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신종플루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군은 `신종플루 백신 우선접종대상`에 군인이 포함돼 있지만 이 역시 국내 백신이 도입되는 11월 이후에나 전체 현역군인 66만명에게 백신 접종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신종플루가 노약자나 어린이가 걸릴 경우 높은 치사율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소아 및 어린이용 치료제인 타미플루 확보가 꼭 필요하지만, 이 역시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 타미플루 및 릴렌자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계약을 통해 추가로 확보한 300만명분의 항바이러스제 중에서도 소아ㆍ어린이용 타미플루가 12만5천명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결국 정부가 올해 비축ㆍ확보할 수 있는 소아ㆍ어린이용 타미플루는 기존에 비축하고 있던 12만명분을 포함하면 24만명분이 전부라는 얘기가 된다.

이는 14세 미만 어린이 인구가 845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이 상태에서 보육시설이나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신종플루가 집단 발병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곧 바로 치료제 부족사태가 올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백신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 되폴이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나라의 새싹인 어린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소아 및 어린이용 타미플루 추가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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