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빈내항 복원을 위해 추진 중인 동빈부두 정비사업으로 인해 이 일대 기존 시설의 이전 및 철거가 불가피해지면서 어민과 지자체, 항만청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부두를 이전하지 않은 채 강행되는 공사로 어민들은 어구 보관 등에 불편을 겪는가 하면 공사 주체 기관 간의 대립마저 불거지고 있다.

동빈부두 정비사업은 새로운 문화거리 및 쾌적한 시민휴식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포항시와 포항지방해양항만청, 포항수협이 지난해 12월 기공식을 하면서부터 본격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동빈큰다리 옆에는 안개속에서 물소리를 체험하는 운무마당과 죽도시장~동빈큰다리 구간에는 포토존, 포항수협 앞 일대에는 돌다리 마당이 각각 설치된다.

이 같은 시설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죽도시장~포항수협 앞 1.29km의 부두 내에 난립해 있는 위판장과 화물창고 , 어민작업장 등 각종 창고와 컨테이너박스, 담장, 선박급유소 등 기존 시설의 이전 또는 철거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하지만 기존의 부두 기능은 유지한 채 공사가 강행되고 각종 시설이 대거 이전·철거되면서 많은 어민들이 작업 등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어민들이 이용하던 시설물이 잇따라 철거되면서 동빈큰다리를 비롯한 부두 일대 곳곳에 각종 어구들이 무질서하게 널려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오히려 미관이 전보다 훨씬 더 나빠진 구간이 있는 데다 어민들의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수산물 하역작업을 위해 대형어선과 수송트럭이 각종 시설물을 피해 하역작업을 하면서 간선도로를 불법으로 점령하는 바람에 극심한 차량 정체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사업 완공 후 포항항만청은 부두 기능을 송도부두와 포항신항 일대로 이전한다는 계획이지만 현 죽도시장에 위치한 어판장 접근성을 감안할 때 향후 어민들의 불편도 우려된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는 포항시가 포항지방해양항만청으로부터 `공유수면 점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수천만원을 들여 남구 송도동 공영주차장~동빈내항~죽도시장을 가로지를 수 있는 부교(길이 44m, 폭 2.5m)를 설치했다가 갈등이 빚어 졌다.

그동안 포항시에 불만을 느낀 어민들의 신고로 포항항만청이 항만운영의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것. 하지만 포항시가 이행하지 않자 급기야 포항해양경찰서가 담당 공무원을 소환해 조사하기에 이르렀다.

또 사업 시행 초기인 지난해 말께는 동빈부두에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었으나 포항시와 포항항만청 간의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지면서 한달 가량 방치되는 등 동빈내항 사업을 둘러싼 기관 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어민 P씨(북구 동빈동)는 “원칙적으로 사업 취지는 좋지만 현재 어민들이 사용하는 시설이 공사로 급작스레 이전되거나 철거되면서 불편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면서 “사업 완료 후 부두이전에 따른 불편도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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