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룡 서예가
인구감소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얼마 전 둘째 아이부터 보육비 전액을 부담해준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인간의 노동력이 경제활동 수단의 전부였던 원시수렵 또는 원시 농경사회에선 자식은 핵심 자산이었다.

이로 인해 과거시대는 다산(多産)이 부와 번영을 약속하던 시대였다.

고대의 암각화나 우리 지방의 칠포리 암각화 역시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고대의 미술로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21세기 우리는 과거 세대에 비해 새로운 사회구성원을 생산하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피임시대`를 살고 있다. 20세기의 경제발전을 이뤄낸 선진국에게 지금의 저 출산율은 이제 사회적 현상을 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렇듯 아이를 덜 낳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은 얼마 전 상품가치와 비용대비 수익이라는 경제 원리를 들어 원인 분석을 내놓았다.

예전의 출산은 높은 상품가치(아이의 가치)에 비해 투입 비용도 적었다.

일정량의 곡물과 주거, 의복 등의 요소만 투입하면 그뿐이었다. 실로 비용대비 수익성이 높았던 것이 섹스와 출산이었다고 `포천`은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육아의 수익성은 한국전쟁 이후 부부의 재결합으로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가져왔으며 육아에 드는 비용은 여전히 제한적이었고 기대 수익은 높았다. 이렇게 증가된 인구는 경제개발을 기조로 한 60년대와 70년대의 국가산업발전에 주축을 이루었다.

그러나 7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과 육아성장에 드는 고비용으로 인해 육아의 수익률 곡선은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오늘날 미국사회만 해도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재학 자녀를 둔 가계는 학비로 허리가 휠 정도다.

여기에다 남들 하는 만큼 사교육 흉내를 내는 데 드는 비용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대학을 보냈다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힘들게 대학을 졸업했지만 좁은 취업문으로 아이를 기다리는 것은 냉혹한 현실뿐이다. 과연 `당신 아이의 순자산 가치는 얼마인가.

양육비용 대비 수익성은 얼마인가.` 라는 질문은 인간성을 떠나 사람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비인간적 논리로만 비치나 포천은 진실은 늘 불편함 속에 있다고 나름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

며칠 전 생후 3일 된 아기가 통신매체에서 부모와 중개인을 통해 거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부부는 결혼식도 올리지 않는데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워 아이를 키울 여건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병원비 마련과 입양 절차를 알아보면서 인터넷에 입양 관련 질문을 올린 이 부부는 중개인과 연락이 닿았고, 2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생후 3일 된 자신의 아이를 직접 건네줬다. 하지만 이 중개인은 약 1시간 뒤 이 아이를 역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사람에게 460여만 원에 다시 넘겨졌다.

어려운 경제력을 이유로 자식을 팔고 사는 사회까지 온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입양을 꺼리고 혈연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 왜곡된 물질만능주의 등이 한꺼번에 맞물려 생긴 결과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를 낳은 뒤 키울 수 없어 유기하거나 죽이는 부모도 있는데 차라리 입양을 시키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돈을 받고 아이를 넘기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동은 상품이나 거래의 대상이 아니며 의사 표현이 어려울 뿐 완성된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서 팔아 버리는 비인륜적인 행위는 결국 이 사회를 병들게 한다. 출산율 증가를 위한 정부의 금전적인 지원도 좋지만 유아부터 성인교육까지 전인교육을 바탕으로 한 올바른 교육목표로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결과를 창출할 때 이러한 사회병리현상은 자연 해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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