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오페라단 창작 오페라
대구국제축제 지원작 뽑혀
조선시대 애틋한 사연 노래

포항오페라단(단장 배효근)의 창작오페라 `원이 엄마`가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창작지원작`에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원이 엄마`는 안동에서 발굴된 조선시대의 미라(남편)와 아내기 보낸 편지에 얽힌 사연을 토대로 만든 애틋한 노래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라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는데 이번 선정으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작품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남성희, 이하 조직위)는 5일 공모심사를 열고 포항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원이 엄마`를 창작지원작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조성룡(안동대 음악과 교수) 작곡, 소설가 조두진 대본의 작품으로 400여년 전 조선시대에 숨진 남편을 그리는 애절한 편지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조선판 `사랑과 영혼`의 주인공인 `원이 엄마`가 오페라로 태어난다.

`원이 엄마`는 1998년 안동시 정하동 택지개발공사 때 발견된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무덤에서 발견된 편지글의 주인공이다.

`원이 엄마`로 불려진 이씨의 부인은 남편인 이응태씨가 31세의 젊은 나이로 어린 아들과 유복자를 남기고 숨지자 안타까운 마음과 사모하는 심정을 편지에 담아 관 속에 넣었다. 이에 앞서 `원이엄마`는 남편의 병환이 중해지자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줄기로 신발을 삼는 등 갖은 정성을 다해 쾌유를 빌기도 했다. 이런 절절한 사연을 오페라로 담아냈다.

심사 위원장 정은숙 세종대 교수(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는 제작 능력, 작품 기획력, 완성 가능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 작품이 가장 뛰어난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 작품이 안동에서 발굴된 미라와 아내의 편지를 소재로 한 실화를 바탕으로 인류 보편의 관심사인 사랑, 그 중에서도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면서도 인간존재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등 탄탄한 줄거리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원이 엄마`의 대본은 조두진씨의 소설 `능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오페라 `원이엄마`의 총 감독을 맡고 있는 박창근 안동대 음악과 교수는 “이 작품은 420여년전 조선시대에 실제로 있었던 일을 주제로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에 한국적인 음악을 입힌 것 인만큼 한국의 대표 오페라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이바지 할 것”이라 며 “6년간 작품을 준비해온 만큼 감동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여주겠다” 고 소감을 밝혔다.

배선주 대구오페라축제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대다수 창작 오페라 작품이 정치적 인물이나 사건에 중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국민과 정치적 정서가 다른 외국인들에게는 통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고 밝히며 “그러나 이번 작품 `원이 엄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인 `나비부인` `투란도트` 등과 마찬가지로 인류 보편적 관심사인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어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등장인물 여늬와 팔목수라 사이의 대결과 갈등은 자아와 초자아 간의 대결로 묘사되고 있어 철학적 주제에 관심이 많은 유럽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대했다.

또 그는 “무엇보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소개되는 화려한 조선 양반의 복장과 예절, 다듬잇돌 노래, 탈춤 등은 한국의 전통 음악과 정서, 문화를 알리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7회째를 맞는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오는 18일부터 10월31일까지 44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 신천둔치 등지에서 한국, 독일, 이탈리아 등 국내외 14개 팀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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