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구에서 20대 사실혼 관계의 남녀가 아이를 낳은 뒤 3일된 자신의 아이를 물건처럼 팔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있어 왔던 신생아 매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20대 남녀는 모 산부인과에서 딸아이를 낳았으나 당장 병원비와 양육비 걱정이 앞서자 딸이 태어 난지 하루 만에 인터넷을 통해 입양할 사람을 찾았고, 중개인을 통해 200만원에 거래했다고 한다.

이후 출산 3일된 아이는 중개인 손에 넘겨졌고, 다시 모 불임주부에게 465만에 되 팔린 이 사건은 아이 부모의 출산비용 마련 등 어려운 사정이 있긴 하지만 부동산 시장처럼 중개인이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 운영하는 등 인면수심 그 자체를 보는 듯 해 씁쓸하다. 더욱이 중개인이 포털 사이트에 아기를 판다는 글을 여러 번 올린 정황이 있는 점으로 미뤄 이 같은 아이 거래가 이번만이 아닌 모양이다. 우리 주변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 자녀 사랑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번 사건을 볼 때 이제 이 말도 빛이 바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아이 몸값이 200만원이라는 가격도 황당하다. 새 생명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부터가 우습기도 하지만 금액만 놓고 본다면 송아지 거래가도 안 되는 것이다.

신생아를 둔 부모들이 허탈해 하고 있고, 주변 사회가 더 경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사건 이후 신생아 매매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입양 까페` 등에서 신생아 직거래가 성행한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실제 매매 사례도 속속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신생아 거래는 경기불황으로 경제적 능력을 잃은 부모 또는 미혼모 등이 늘어나고 있고, 불임주부 등도 출생신고를 않은 소위 말하는 `무적(無籍)`신생아를 선호하는 것으로 볼 때 앞으로 더 늘어나면 났지 줄어들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염려스럽다.

보건복지부가 뒤늦게 4일 신생아 매매를 범죄로 규정하고 규제하는 내용을 추진하겠다며 태스크 포스를 발족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우리가 늘 보아 온, 문제 생기면 대책 마련에 나서는 뒷북행정의 전형적인 표본이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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