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 소속요원이 민간인을 사찰 했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민노당이 처음 문제를 제기한 이 사건은 `재일본 민족학교 책 보내기 사업`에 관여 했던 일부 민간인을 기무사의 한 장교가 사찰 했다는 내용으로 처음 공개가 됐다. 7,8년 전부터 일본 조총련계 학교에 우리나라에서 펴낸 책을 보내주는 사업을 진행하던 인터넷 동호회원들이 사찰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민노당에 따르면 기무사요원이 가지고 있던 수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8일 책 보내기 사업 내용을 정리한 책 출판기념일 당시부터 동호회원들의 활동이 수첩에 빼곡히 기록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무사 측은 요원의 모든 활동은 기무사 수사권 범위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피해 구제와 기무사에 대한 조사를 신청하면서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들은 “기무사의 불법 민간 사찰은 헌법에서 보장한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사찰 이유와 지시한 사람, 기무사의 조직적 개입 여부 등이 밝혀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기무사의 임무와 활동범위는 군과 관련된 업무에 한정돼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이를 넘어서 이루어지는 일체의 활동은 기무사 측의 해명인, 기무사의 수사권이 이 사건에 개입할만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당사자들의 주장과 해명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고 제3의 기관이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정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을 보는 국민 대다수 시각은 군사정권 시기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국가의 인권 상황을 3등 국가 수준으로 전락시켰던 기무사 전신인 보안사의 행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 한다는 차원에서도 이 사건은 분명하게 밝혀지고 문제가 있다면 책임자의 문책도 분명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