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감염이 지역사회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방콕족`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고 직접 집에서 교육하기도 하는 등 신종플루가 부른 신 생활패턴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2세아를 둔 주부 박경림(대구시 수성수 지산동)씨는 이번달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파트타임 일을 해볼까 생각했지만 신종플루 감염 위험 때문에 포기했다.

또 최근 들어 대형마트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는 등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직장인 이신희(31·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도 최근에는 신종플루 감염을 우려해 되도록이면 친구들과의 저녁약속 및 헬스클럽에서의 운동 등 외부활동을 삼가고 퇴근 후 바로 집으로 직행하는 게 생활화됐다고 한다.

대신 집에서 TV 시청이나 인터넷을 하는 시간이 늘고, 외식 보다는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등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 몸무게는 오히려 늘었다는 게 이씨의 푸념이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경우엔 신종플루 노이로제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달 초에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을 넘은 후 10~11월에 유행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학부모들은 더욱 마음을 졸이고 있다.

고등학교 1·3학년에 재학중인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김은자(대구시 달서구 용산1동)씨는 며칠 전부터 고3 아들을 학원에 보내는 대신 개인과외를 시키고 있다.

경제적 부담이 만만찮지만 11월 수능을 앞두고 신종플루에 걸리게 되면 아픈 것도 문제지만 학교를 2주 동안이나 쉬게 되면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게 돼 12년 동안 애써온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는 또 아이들에게 가급적 모여서 도시락을 먹는 행동을 삼가고 점심시간 외에도 좁은 공간에 여러명이 모이는 장소에는 가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고 있다.

등굣길과 출근길에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과 일반인들도 크게 늘었다.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밀폐된 시내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하는 경우 대기 감염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손씻기가 신종플루 예방의 가장 큰 대책이라는 전문가들의 얘기가 나오자 대부분의 시민들은 하루에 한두번은 더 손을 씻게 된다는 반응이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