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최근 대규모 행사를 추진하면서 휴일에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하자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포항시는 오는 10월 10일 오전 10시 부터 오후 4시까지 형산강변 조정경기장 일대에서 포항시 승격 60주년 기념 직원 한마음 용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항시는 이 행사의 취지에 대해 지난 불빛축제 기간 중 열린 포항시장배 형산강사랑 용선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영일만항 개장 등 포항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의미임을 강조하고 있다.

포항시의 국·구청·읍면동 단위로 팀당 18명씩 500여명이 모두 24개팀으로 나눠 진행하는 이 경기를 위해 27일 오후에는 각 행정단위별 총무 담당자들이 `대회 관계자 회의`에 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 계획이 알려진 뒤 직원들은 행사 당일이 토요일일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9월1일 부터 10월 9일까지 하루 4시간씩 사전연습에 참가해야 하는데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27일 오후까지도 포항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는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수십여건의 글들이 오르는 등 극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중국통을 자부해온 박승호 시장이 공교롭게도 중화민국 건국기념일인 이날 쌍십절을 맞아 중국이 기원인 `드래곤보트`대회를 여는데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포항시가 휴일에 직원들을 참가시키는 행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토요일인 오는 9월 12일의 소외계층 돕기 및 포항시장학회 장학기금 조성을 위한 `2009 행복한 나눔장터`와 일요일인 9월 27일 열리는 `통일기원 제9회 포항해변마라톤대회`가 대표적 사례이다.

특히 이 가운데 나눔장터의 경우 포항시는 지난 25일 각 읍면동에 공문을 보내 `읍면동 부스는 특정단체에 운영을 일임하지 말고 모든 자생단체를 참여시켜 읍면동장이 직접 운영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노조 홈페이지에는 직원은 물론 크고 작은 행사에 동원돼 온 자생단체 소속 주민들의 불만을 전하는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1~2만원의 참가비를 부담해야 하는 해변마라톤대회의 경우 참가인원 1만명 목표 달성을 위해 포항시 담당 과가 각 부서별로 직원참가 현황을 수시로 확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27일 취재 결과 참가신청 마감일인 이날 오후까지 포항시체육회 등에 접수된 잠정집계 결과 신청인원이 목표치의 절반인 5천여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포항시의 한 주민센터 직원은 “휴일 근무만 놓고 보더라도 4~6월은 산불감시, 7월 불빛축제, 8월 해수욕장, 9월 해변마라톤, 10월 용선대회, 12월 호미곶해맞이축제 준비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무원의 소임은 이해하지만 신종플루 등 각족 현안이 산적한 현실에서 무분별한 휴일 행사 참가 강제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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