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27일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남측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새로운 접근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합의문에 포함시킬 것을 북측에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는 추석 이산가족 상봉 문제만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 양측간 접점찾기가 난항을 빚고 있다.

회담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측 대표단은 이날 열린 수석대표 접촉과 세 차례의 대표 접촉에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와 관련, 이들을 `특수 이산가족`으로 분류함으로써 이산가족 상봉에 끼워넣는 식으로 해온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형식`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새로운 형식`이라는 것이 구체성있는 제안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이 문제를 새롭게, 비중있게 논의하자는 의지를 합의문에 담자는 것”이라며 “어제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제기한 `납북자.국군포로 해결과 관련한 상호협력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쟁시기 및 그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국군포로.납북자)`의 문제도 합의서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그간 이산가족 명단에 이들을 포함해서 상봉하는 식으로 해왔는데 그런 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근본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 아래 우리 대표단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문안을 이번 회담 합의서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는 추석 상봉 건만 논의할 수 있다며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와 관련한 추가적인 논의는 거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우리 측 회담 관계자는 “이 문제(국군포로.납북자)는 과거 정부에서도 나름대로 해결 논리가 있었는데, 우리가 이번에 새롭게 해결하자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서에 꼭 넣어 나갈 수 있도록 북측과 협의하겠다”며 “오늘과 내일 시간이 있는 만큼 간격을 좁혀 나갈 수 있도록 북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대표단은 이번 추석 상봉에는 기존 방식대로 이산가족 200명 명단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20명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표단은 또 추석 상봉행사 이후 연내에 최소한 한 차례 더 상봉행사를 갖고 내년 설에도 상봉행사를 갖는 내용과 함께 상봉의 정례화와 관련된 문안도 합의문에 넣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추석 상봉문제만 집중하자”며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회담 관계자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