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해수욕장 위주 여름철 관광 정책이 올해 기상이변을 계기로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피서객들을 유치할 다양한 관광 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20일 한국도로공사 포항요금소에 따르면 피서철 성수기인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이용해 포항에 진입한 차량은 모두 25만5천597대로 지난해 23만7천141대에 비해 8% 증가했다. 포항을 빠져 나간 차량 25만5천78대도 지난해 23만4천770대와 비교해 진입 차량과 비슷한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포항시의 집계 결과 지난 7월 1일 해수욕장 개장 이후 8월 중순까지 6개 지정해수욕장의 피서객 수가 322만6천310명으로 지난해보다 5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철 특수를 기대했던 포항지역 해수욕장 상인들은 매출 급감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남구 8곳, 북구 19곳 등 모두 27곳의 해수욕장 내 한시적 일반음식점 허가 업소들은 영업부진의 직접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도 올해 피서철을 앞두고 예산을 투입해 서울지하철 객차 내에서 해수욕장 홍보물을 방영해 왔지만 기상이변으로 인해 큰 낭패를 겪게 됐다.

포항에 차량 진입이 늘고도 해수욕 피서객들이 절반 수준에 이른 기현상의 원인은 올해 동해안 지역의 이상저온 탓이지만 근본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여름 관광 시설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로 인해 포항은 외지 관광객들이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경유지에 머물러 7번국도가 상습정체되면서 흥해읍 일대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와 달리 울진군은 친환경농업엑스포의 성공에 힘입어 피서객 유치에 성공했으며 경주시는 기존의 관광 부문 경쟁력에다 선덕여왕 TV드라마 촬영장 특수의 효과를 톡톡히 얻었다. 부산시는 해운대의 아쿠아리움과 송정해수욕장의 이동식 카페거리, 수산과학관 등으로 꾸준히 피서객들을 불러 모으며 대구는 우방랜드와 스파밸리, 허브힐스 등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광 분양 종사자들에 따르면 이들 도시는 청소년 교육과 오락, 휴식을 겸한 최근 여름 관광의 트렌드로 승부해 성과를 냈다. 하지만 포항시는 호미곶 등대박물관을 제외하면 대형수족관과 수산과학관 등 내놓을 만한 관련 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사방기념관도 홍보가 미흡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 O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포항이 해수욕장 위주 관광 시책에서 탈피해 도시 규모에 맞춰 가족 단위 여름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인프라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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