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준, 110m허들 예선 탈락… “근육통 벗어난 것에 만족”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에서 주최국의 체면을 살려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정준(25·안양시청)이 4년간 앓아왔던 허벅지 통증에서 말끔히 벗어났다.

이정준은 19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에서 13초83에 그쳐 예선에서 탈락했다. 자신이 보유 중인 한국기록(13초53)에도 많이 뒤졌다.

그러나 이정준은 “이제는 통증을 느끼지 않아 앞으로 기록을 올리는 일만 남았다”며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정준은 경기 후 “올해 초부터 자메이카와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해왔지만 사실 지난해 전국체전이 끝난 뒤 허벅지 근육통이 재발해 거의 뛰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고 베를린에 오기 전 체코에서 딱 한 번 실전을 치렀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허벅지 근육통을 치료하는 데 집중했다. 주사를 맞고 마사지를 받으면서 지난달 완전히 통증을 떨쳐냈다. 4년간 아팠지만 지금은 멀쩡하다. 올해 전국체전이 끝난 뒤 허리만 약간 치료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필 기록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몰린 조에서 뛰었다”면서 웃은 이정준은 “최근 톱클래스급 몇 명을 제외하곤 대부분 세계기록이 좋지 않다. 내가 13초4대에만 진입한다면 2년 뒤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선에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에서 주력을 높이는 방법을 주로 배웠다는 이정준은 “그동안 날 가르쳐준 댄 패프 코치가 영국으로 스카우트된 바람에 새 코치를 찾아야 한다. 전담코치를 찾은 뒤 훈련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중국 선수를 일단 따라잡는 것이다. 조만간 컨디션을 회복해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진짜 재미있는 게임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역시 예선 4조에서 13초93으로 7위에 그쳐 고배를 마신 박태경(29·경찰대)은 “큰 경기라 부담도 많았고 양쪽 허벅지 부상 탓에 지금까지 출전한 국제 대회 중 최악의 경기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출신 티바소브 세르게이 허들 코치로부터 허들을 넘을 때 유연성보다 강한 힘을 이용한 탄력을 이용하라고 배우고 있다. 완전히 체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음달 대구국제육상대회에서 이정준과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