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쌀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마트에서도 쌀 판매량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반면 밀가루 판매량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밥 대신 빵이나 다른 대용식을 즐기는 현대인들의 식생활 변화 때문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쌀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6.4%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12.6%, 3분기 12.2%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으나 4분기 6.4%로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 1분기에는 작년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고 마침내 2분기에는 신장률 -1.1%를 기록, 처음으로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쌀 판매 감소세는 대형 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에서 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쌀 매출 신장률은 2007년에 이미 전년 대비 -0.6%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3.9%로 증가세로 돌아섰다가 올해 상반기 -4.2%로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게다가 쌀로 만든 음료 판매도 급감하고 있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쌀 소비 촉진 대책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홈플러스에서 작년 동기 대비 쌀 음료 매출은 5월 -26.6%, 6월 -30.4%, 7월 -26.5%의 역신장세를 계속하고 있다. 그나마 쌀로 만든 떡이 5월 18.1%, 6월 17.3%, 7월 20.7%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쌀 소비에 다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 쌀 매출 감소폭은 더 두드러진다.

2007년 롯데마트 쌀 매출액은 전년대비 10.9%나 줄었고, 지난해에는 1.4% 감소에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 -10.2%로, 다시 두자릿수 매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쌀은 전통적으로 대형마트에서 매출 순위 1위 상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들어 쌀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1위 자리를 커피믹스에 내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전했다.

대형 마트에서 쌀 판매 감소세와 달리 밀가루 판매량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마트의 분기별 밀가루 매출 신장률을 보면 지난해 1분기 60.7%, 2분기 63.8%, 3분기 40.1%, 4분기 57.9%를 기록, 밀가루가 매출에 효자상품임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들어서도 이마트의 밀가루 매출 신장률은 1분기 22.6%, 2분기 10.6%를 나타내며 두자릿수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