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메카` 첨복단지 조성 지금부터가 시작”

해외환자 유치·글로벌 협력 강화로 의료산업 선진화 주력

화장품 산업·신약·국산의료기기 개발 등 R&D사업 지원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 선정은 `저력있는 도시` 입증한 것

경북 의성출신의 김법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최근 몇달동안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때문에 눈코 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대구 신서혁신도시와 충북 오송의 공동 선정으로 결론난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에 심사위원 8명을 선임했을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산하 출연연구기관장으로서 의견도 개진해야 할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경북출신 기관장이란 이유로 애꿎은(?) 오해도 적지 않았지만, 김 원장은 “대구·경북이 지난 정부때 소외됐던 점을 부인할 수 없으며, 대구의 의료인프라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봐도 대구가 선정된 것은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동아일보에서 선정한 비뇨기과(비뇨기종양부문) 명의로 뽑히기도 한 김 원장을 만나 학창시절부터 최근의 보건산업진흥원 얘기까지 들어봤다.

<편집자주>

-어릴 때 고향에서의 추억이나 별명 등 학창시절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고향은 경북 의성인데 초등학교때 대구로 이사와서 삼덕초등학교를 다녔고, 경북중학교와 경북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학창시절 별명은 법완이란 이름이 특이해 비슷한 어감이었는지 `뽀빠이`란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그 시절에는 등산을 즐겼고, 운동으로는 태권도를 했습니다. 등산도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서는 정도로 좋아해서 백두대간 산행도 여러 번 했습니다. 한국산악회 모임에도 35년째 참여하고 있죠. 태권도는 대학교 2학년때까지 했습니다. (“몇단까지 땄느냐”는 질문에 그는 “몇단이라고 밝힐 것까지 없고 3단 이상”이라고만 했다). 요즘 취미는 자전거타기와 주말농장 가꾸기인데 주말농장은 벌써 8년째 참여하고 있습니다.

-의사의 길로 들어 선 계기가 있었는 지 궁금합니다.

▲4형제 가운데 제일 큰 형님만 사업을 하고, 바로 위인 보완형이 경북대 내과교수로 있고, 아래인 동생 정완은 최근까지 치대교수로 있다가 개원한다고 퇴직했습니다. 또 집안에 사촌이내에만 10명이 넘는다고 하면 어떤 분위기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4형제의 아들이 모두 9명인데 그 중에 6명이 의사가 됐으니 2대에 걸쳐 의사들이 많이 난 셈입니다. 제가 비뇨기과 의사가 된 것은 집안 분위기상 자연스럽게 의사의 길로 접어들게 되면서 됐다고 해야겠죠. 누가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당연하다고 해야 하나요. (그의 부친은 경북대에서 역사과 교수로 재직했던 김영하씨로 지난 2007년 작고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어떤 기관인지 소개하신다면.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으로서 R&D의 70%를 관장하는 지원기관이며, 보건복지부 정책의 78%를 제공하는 보건복지부 출연 연구기관입니다. 의료나 화장품 등 국내 보건산업 육성을 위해 10년전 설립된 기구로 최근에는 해외 환자유치사업과 글로벌협력프로젝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취임한 지 이제 1년남짓인데 취임후 가장 주력한 사업이나 현안은 어떤 것입니까.

▲보건산업진흥원의 목적인 의료산업 선진화를 위한 것이니 만큼 해외환자 유치사업과 공공의료 활동, R&D자금 배가 등에 주력해 왔습니다. 특히 해외환자 유치는 지난해 1만7천명에서 올해는 8만명으로 급증했고, 경제효과도 지난해 2천500억원에서 올해는 1조3천억원에 늘었습니다. 앞으로 2012년까지 20만명을 돌파해 20조원의 경제효과를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처럼 해외환자 유치실적이 급증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가장 먼저 외국인환자 유치와 관련한 의료법이 개정된 것이 해외환자 유치의 물꼬를 텄고, 그 다음으로는 해외에 우리나라 의료수준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거점센터를 늘려나간 데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는 이미 미국과 싱가포르, 북경에 유치센터를 설립했고, 조만간 러시아와 몽골에도 설립할 계획입니다.

-화장품 산업에 대한 지원도 보건산업진흥원에서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화장품산업에 대해서 국가가 지원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프랑스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화장품산업에 대해 국가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데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보건복지부도 화장품 산업지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뿐 아니라 저도 화장품 산업 육성을 위한 세부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수출을 위해서는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여러나라의 수출입 인허가 정보를 수집해 화장품업계에 제공하고 있고, R&D지원을 위해서 예산지원을 크게 늘릴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예산이 많이 지원되지 않아 R&D자금으로 60억원이 지원됐는데 올해는 200억원 정도로 늘리려고 합니다. 특히 대구에서는 화장품에 관심을 가진 한의사와 약사가 공동으로 한약재를 베이스로 한 화장품을 개발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런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특화된 화장품 산업에 대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거둔 성과를 소개한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지난 95년 128억원으로 시작된 R&D지원 사업이 지난 2007년까지 13년간 모두 9천261억원이 투자됐고, 지난해에는 1천527억원이 투자됐습니다. 주요 성과로는 발기부전치료제인 자이데나, B형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 등 국산신약 9건이 개발됐고, 신약기술 수출 13건, 초음파영상진단기, 셍체계측기기 등 국산의료기기 상품 출시 92건 등이 있습니다. 사업초기에는 기초연구 중심의 지원을 해서 논문중심의 성과를 거뒀으나, 지난 2002년이후에는 신약개발, 의료기기 개발 등에 지원을 집중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국가연구개발사업 평가에서도 우리 R&D사업이 2년 연속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번에 대구와 오송이 공동 유치한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대해 총평을 하신다면.

▲직접 심사위원도 선임하고, 의견을 낸 입장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다만 대구·경북이 지난 15년동안 소외돼왔는 데도 불구하고, 역시 저력있는 도시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봅니다. 의료인프라와 R&D, 의료기기와 관련한 전자공학과 등의 인력도 있는데다 자동차부품산업이나 섬유계통이 의료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게 점수를 더 받은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해 100년의 전통을 가진 경북대와 계명대 병원이 있다는 점도 가점요인이 됐구요. 전체적으로 대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2등에 비해서 점수차가 상당폭 벌어졌던 게 사실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균형개발 항목이 들어가 대구가 더 많은 점수를 받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지역균형개발 항목에서는 다른 지역보다도 점수를 낮게 받았습니다. 인구 100만이상의 대도시가 인근에 없어야 하는데 대구만 해도 인구 250만명이기 때문에 지역균형개발 항목에서 점수를 더 받을 수는 없지요. 충북 오송만 해도 이 항목에서는 대구보다 점수를 더 받았죠.

-공동 유치후 예산배분이나 민간투자 유치 등에서 여러가지 걱정이 많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십니까.

▲어쨌든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만큼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단지로 만들어내는데 총력을 다해야 겠죠. 단지 유치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대구·경북지역민들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함께 힘을 모아야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성공적으로 조성될 것으로 봅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김법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김법완 원장은 1952년 1월20일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대구 삼덕초등학교와 경북중학교,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명대 의과대에서 3년간 조교수를 지냈으며, 지난 1986년 경북대 의대 교수로 부임해 경북대 기획부처장과 대구 경북 테크노파크 추진단장을 지냈고, 경북대 제2캠퍼스 추진단장과 경북대병원 기획조정실장, 학생처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암학회 및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사로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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