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가 지나면 주부들은 아이들 가을 보약 걱정을 가장 먼저 하기 마련.

가을은 밤낮의 기온 차가 10℃이상 벌어지기 때문에 여름철에 길들여져 있던 우리 몸은 날씨가 쌀쌀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전반적인 신진대사와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게 된다.

적절한 체온의 유지가 어려워지면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운 조건이 되므로 가을 환절기에는 가족 특히 자녀들의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을에 아이들에게 발생하기 쉬운 질환을 살펴보면 첫째, 소화기 질환의 우려다. 여름 내내 찬 음식을 즐겨먹다가 더운 음식으로의 조절이 잘 안되면 비위(脾胃)가 손상돼 자주 체기가 나타나고 배 아픈 증상을 호소한다.

둘째, 폐가 약해져 호흡기 질환의 발생이 높아진다. 소아과에는 한겨울보다 환절기에 어린이 감기 환자의 비율이 높은데 이는 외부 적응력이 약해졌기 때문.

감기는 물론 홍역, 가성 콜레라, 백일해, 뇌막염 등 전염성 질환의 감염이 이 시기에 많기 때문에 엄마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셋째, 심장의 원기가 떨어져 잘 놀라게 된다. 특히 유아들은 병이 발생하면 대부분 열이 많이 나는데 이 상태는 열성질환으로 쉽게 이행돼 열경기나 열감기 등 경련성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넷째, 가을철에 소모된 체력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가 선천적으로 허약하지 않아도 감기 같은 사소한 질병을 오래 앓다 보면 신기(腎氣)가 약해져서 성장도 느려지게 된다.

툭하면 감기에 걸려요

♠왜 그럴까?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 반복되면 우리 몸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낮은 밤 기온은 체온을 떨어뜨려 호흡기 점막이 약하게 되면서 감기 바이러스의 침범을 받기 쉽게 된다.

감기는 대부분 호흡기를 통한 공기 전염이다. 감기 환자의 기도 분비물은 기침이나 다른 매개체를 통해 대기 중에서 물방울형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그 속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존재하고 있다가 이를 다른 사람이 흡입하면 감기에 걸린다.

또 가을은 강수량이 줄며 건조한 계절이 되는데, 오염된 공기 속의 병원균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는 코 점막이 건조해지면 감기에 걸리기 쉬운 조건이 된다.

감기가 오래되면 비염, 축농증, 중이염,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의 다양한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어떻게 돌볼까?

우선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발열에 의한 증상이나 기침, 가래를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감기를 완치시키는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으므로 증상에 맞게 해열제, 진통 소염제나 기침, 가래를 좋게 하는 약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약제는 당장은 증상을 개선시키지만 반복되는 감기 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가급적 아이의 자연 치유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방법으로 물러가게 하는 것이 좋다.

감기에는 예방이 중요한데 평소 밀폐된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고 외출 후에는 손발을 잘 씻게 하고 평상시 운동과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여 아이 몸의 저항력을 키우도록 한다.

♠효과적인 약 음식

인삼, 도라지, 은행, 배, 파뿌리, 방풍 등이 좋다.

♠어떤 한약이 도움이 될까?

한방에서는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양한 처방으로 치료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처방이 삼소음이다. 소엽, 인삼, 전호, 반하, 갈근, 진피, 지각, 길경, 행인, 마황 등의 약재가 들어가며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

또 폐에 열이 있으면서 기침을 하는 경우는 사백산·이모지폐탕이, 폐가 냉하면서 기침을 하는 경우는 아교보폐음, 밤에만 기침을 하는 경우는 자음강화탕, 위장장애가 있으면서 기침을 하는 경우는 가미이진탕, 기침이 한달 이상 오래가는 경우는 금수육군전가미 등의 한약을 처방한다.

이유없이 자주 토해요

♠왜 그럴까?

엄마가 아무리 열심히 먹여 놓아도 먹고 난 후 돌아서서 바로 뛰어 놀다가 토하는 아이들이 있다.

냄새만 맡아도 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위장이 너무 허약해서 나타난다. 과식이나 찬것을 많이 먹었을 때도 토하는데 토해낸 음식에 노란 위액이 섞여 있으면 토해낸 것이 오히려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어떻게 돌볼까?

토했을 때 신경질을 내지 말고 아이 등을 위로부터 아래까지 쓰다듬어 준다. 이때 단단하게 굳어있는 부분이 있거나 응어리가 만져지면 이 부위를 가볍게 지압해주며 따뜻하게 하여 풀어준다.

♠효과적인 약 음식

생강, 인삼, 무, 조, 미나리 등이 좋다.

♠어떤 한약이 도움이 될까?

인삼, 백출, 백복령, 신곡, 곽향, 진피, 사인, 생강, 복룡간 등의 약재가 들어간 비화음을 처방하면 혈액순환이 잘 되면서 몸이 따뜻해지고 위장과 비장의 기능이 강화된다.

밥 싫어하고 편식 심해요

♠왜 그럴까?

신경성인 경우 감정의 변화에 따라 식욕이 떨어져 밥투정을 하기도 한다. 괜스레 짜증을 내고 신경질을 내는 아이는 오장에 문제점이 있다. 심혈허(心血虛)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위와 장의 무력으로 흡수장애가 일어나 영양분이나 무기질의 부족으로 성격 자체가 신경질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식사 자체가 불규칙하거나 인스턴트 음식, 과자, 청량음료를 선호하는 경우에도 식욕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는 음식 냄새 자체를 싫어하고 자주 피곤해하며 대변이 시원치 않다. 기운이 쇠약해 밥맛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이런 아이는 발육부진이 동반되므로 부모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어떻게 돌볼까?

비장과 위장은 기혈을 생성하는 근원인데 밥을 잘 먹지 않으면 비위의 기능이 약해지며 몸이 허약해지는 원인이 된다. 가급적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신장과 위장을 보호해주는 음식을 먹이는 것이 좋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효과적인 약 음식

차조기, 치자, 대추, 구기자, 도미 등이 도움이 된다.

♠어떤 한약이 도움이 될까?

귀비탕, 양위건비탕, 가미온담탕, 소요산, 천왕보심단 등의 다양한 처방들이 있다. 자율신경 실조증이나 심리적인 문제, 불안, 초조, 불면증, 건망증 등 다양한 신경성의 질환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며 심신 건강의 조화를 도모하며 신경적인 문제도 해결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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