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방북때 유씨 언급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이뤄진 미국인 여기자 석방을 계기로 개성공단에 4개월 이상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도 멀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주무부처인 통일부 당국자들은 6일 유씨 석방 문제와 관련, “북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신호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 안팎의 일부 관측통들은 여러 정황상 광복절(8·15)을 앞둔 다음 주 중 북한이 유씨 문제를 털어내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광복절전 해결 기대 근거는=무엇보다 북한 입장에서 미국 여기자 석방을 계기로 유씨를 계속 억류할 필요성과 명분이 약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북한이 지난 3월30일 체제비난, 여종업원에 대한 탈북책동 등 혐의로 유씨를 체포한 이후 외부인 접견조차 불허한 채 신병을 구금하고 있는 데 대한 국내 비난 여론도 적지 않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4~5일 방북 당시 유씨와 지난달 30일 나포된 `800 연안호`의 선원이 석방(송환)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 같은 분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현대아산 움직임 `주목`=관측통들은 현대아산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정부 당국간 공식.비공식 협의채널이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유씨의 소속 회사이자 금강산과 개성 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이 유씨 문제 해결을 위해 물밑노력을 해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4일 고 정몽헌 전 회장 6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금강산을 찾았을 때 북측 대남라인의 고위급 인사인 리종혁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와 현 회장과 만난 사실에 관심이 쏠린다.

북측이 그간 유씨 문제의 해결 등을 위해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여러차례 방북했을 때 실무자급에서 응대했다는 점으로 미뤄 리 부위원장이 현 회장을 만난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

대북사업 파트너인 `현대가(家)`에 대한 예우차원일 수 있지만 유씨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을 발판삼아 금강산 관광 재개 및 남북간 인도적 협력 재개 등을 추진할 뜻이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연합뉴스